'물오른 포수' 이희근, '한화의 다니시게' 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24 10: 32

"어이, 다니시게. 진짜 다니시게 되는거야?"
한화 한대화 감독이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4년차 포수 이희근(26) 때문이었다. 한 감독은 "요즘 이희근이 잘하고 있다. 자신감이 붙었고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고 평가했다. 올해 이희근은 주장 신경현과 안방을 분담하고 있다. 최근 신경현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당분간 계속 주전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 감독은 "우리팀에 다니시게 있잖아"라며 이희근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8년 2차 2번 전체 10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이희근은 그해 백업 포수로 1군 경험을 쌓았다. 타격은 약하지만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신경현을 잘 뒷받침했다. 특히 마무리투수 브래드 토마스의 전담 포수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2년간 기대만큼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지만,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꾸준히 1군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올해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주전을 넘보고 있다.

눈에 띄게 좋아진 건 타격이다. 지난 3년간 이희근의 통산 타율은 1할9푼1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37경기에서 타율 2할6푼4리를 기록 중이다. 하위 타순에서 기대이상으로 똑딱똑딱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한화 하위 타순이 무서운 것도 의외로 이희근이 시원하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대학 때 3번타자였나"라는 한대화 감독의 핀잔은 이제 "명색이 성균관대 3번타자 출신"이라는 칭찬으로 바뀌었다.
특히 5월 17경기에서 36타수 12안타 타율 3할3푼3리로 맹타를 치고 있다. 놀라운 반전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이희근은 "요즘 자신있게 스윙하려고 노력한다. 전에는 타석에서 자신이 없었는데 경기에 자주 나가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이희근은 거의 주전에 가까운 출장 기회를 부여받았고 그만큼 타석에 서는 기회가 많아졌다. 한 감독은 "스윙을 잘 돌리고 있다"며 만족스런 표정을 보였다.
이희근의 우상은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뛰고 있는 베테랑 포수 다니시게 모토노부. 올해 만 41세가 된 다니시게는 노무라 가쓰야 이후 포수로는 두 번째로 2500경기에 출장한 대선수다. 1708이닝 연속 무실책에 타격도 매서운 공수 겸장 포수다. 이희근은 "어릴 적부터 일본프로야구를 보면서 다니시게를 많이 존경했다. 다니시게의 플레이를 보면서 왜 주니치가 강팀이 될 수밖에 없는지 알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등번호도 다니시게처럼 27번이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다니시게로 불러달라"고 한다. 선수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에서도 그를 다니시게로 부르기 시작했다. 한대화 감독은 "다니시게도 너처럼 방망이를 못 치냐"고 했지만, 요즘은 "정말 다시니게가 되는 것이냐"며 기를 북돋아주고 있다. 이희근은 "요즘 타격이 잘 맞고 있지만 나는 포수다. 투수들이 편하게 던질 수 있도록 수비부터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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