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최고 투수들은 올라가는 법이었다.
한화 류현진(24)과 KIA 윤석민(25)이 5월을 맞아 최고의 피칭으로 프로야구 대표하는 좌완·우완 에이스임을 입증하고 있다. 류현진과 윤석민은 시즌 초반 예기치 못한 부진을 보이며 의문을 자아냈다. 하지만 최고 투수들답게 부진은 짧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최고의 투수들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최고의 자리로 되돌아온 것이다.
▲ 부진, 3경기가 끝이었다

류현진은 개막 3연패로 시즌을 열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8.27. 데뷔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비슷한 시기 윤석민도 안 좋았다. 개막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여기저기서 류현진과 윤석민의 믿기지 않는 부진에 대한 의문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 시기 류현진은 9이닝당 볼넷이 7.2개에 달할 정도로 제구가 좋지 않았고, 윤석민은 피안타율 3할3푼3리에서 나타나듯 이상하리만큼 타자들에게 맞아나갔다.
하지만 부진은 3경기로 족했다. 4번째 경기부터 두 투수는 나란히 선발승을 거두며 살아나기 시작했다. 개막 3경기 이후 류현진과 윤석민은 예의 그 모습을 되찾았다. 류현진은 두 차례 완투를 포함 6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하고 있다. 6경기 모두 7이닝 이상 던지며 특유의 이닝이터 능력도 과시 중이다. 윤석민도 한 차례 구원등판 포함해 7경기에서 5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0.92라는 가공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최고 투수들에게 부진은 짧게 스쳐가는 슬럼프에 불과했다.
▲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나
류현진이 달라진 건 여러 요인이 있지만 제구를 찾은 결정적이다. 첫 3경기에서 볼넷을 13개나 남발했엇던 류현진은 이후 6경기에서 볼넷이 10개밖에 되지 않는다. 류현진은 "시즌 초반 이상하게 제구가 가운데로 몰리는 게 많았다. 제구를 잡는데 중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이 기간 동안 류현진은 홈런도 4개를 맞았지만 그 중 2개는 비거리 위치상 대전구장이 아닌 곳에서는 뜬공이 될 타구들이었다. 류현진의 구위는 리그에서 유일한 1할대(0.193) 피안타율과 가장 많은 탈삼진(64개)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윤석민의 위력은 크게 증가한 삼진에서 찾을 수 있다. 첫 3경기에서 윤석민은 18⅓이닝 동안 탈삼진 15개를 잡았다. 9이닝당 7.4개로 괜찮았지만, 이후 7경기에서는 10.4개로 3개나 더 늘어났다. 최고 153km까지 찍히는 직구의 비율을 높이면서 상대 투수를 힘으로 누르기 시작했다. 그 빠른 직구를 몸쪽에 효과적으로 던지고 있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지난해보다 몸쪽 승부를 잘한다"고 평가했다. 몸쪽으로 카운트를 잡은 뒤 바깥쪽으로 빠르게 휘어지는 슬라이더를 승부구로 던지니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 최고 투수 자웅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류현진과 윤석민의 기록은 조금씩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평균자책점을 류현진은 3점대(3.50)로 끌어내렸고, 윤석민도 지난 경기를 끝으로 2점대(2.98)에 진입했다. '내려갈 평균자책점은 내려가는 법'이라는 진리를 입증해내고 있는 것이다. 어느덧 류현진은 탈삼진(64개)·투구이닝(64⅓)·피안타율(0.193)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윤석민은 다승(5승)·WHIP(1.03)·탈삼진(60개)에서 2위에 랭크돼 있다. 기록에서도 모두 제 자리로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 페이스를 잘 이어간다면 시즌 중반부터 본격적인 타이틀 경쟁을 기대해도 좋을 전망이다. LG 박현준과 두산 김선우가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각각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류현진과 윤석민이 경쟁에 뛰어든다면 더욱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 자명하다. 류현진은 최근 팀 상승세와 함께 승수 쌓기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 4승이다. 윤석민은 28이닝 연속 무자책 및 26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을 정도로 무서운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최고를 향한 류현진과 윤석민의 회귀 본능이 본격화됐다. 타자들이 조금 더 긴장해야 할 듯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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