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정보 찾고 변화 모색
퇴근 후 MBA 등 ‘열공’ 중
[이브닝신문/OSEN=김미경 기자] 일부 엘리트부류를 제외하고 TV에서 그려지는 소위 ‘넥타이부대’(30·40대 직장인)는 무능력하게 비춰진다. 직장에선 상사에 치이고 집에 들어오면 애들과 아내 등살에 홀대 당하기 일쑤다. 말년 대리·과장에 기러기아빠, 후배한테 뒤통수 맞는 소외된 ‘아저씨’로 자주 묘사되곤 한다. 현대사를 관통하는 사회의 주역이지만 실제 IMF를 정면으로 겪은 정리해고·명예퇴직의 주인공인 셈이다.
그런데 1987년 6월과 2002년 12월의 상황이 2011년 4월27일 재연되면서 넥타이부대의 귀환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1987년 6월 이들이 맨몸으로 민주화운동 무리에 함께 섰다면 2002년에는 인터넷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투표를 독려, 2011년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투표참여 열기를 고조시키며 재보선 평균 투표율 39.4%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2000년 이후의 평균 투표율이 32.8%였던 것을 감안하면 6.6%포인트나 웃도는 수치. 민심의 중심에선 30~40 직장인의 저력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며 그들의 귀환에 환호를 보내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출현은 넥타이부대가 빠른 사회 변화를 적극 수용하게끔 만드는 도구가 됐다. 변화에 소외될 것이 두려워 스트레스를 받거나 스마트폰 왕따라는 신조어가 탄생되는 악영향도 생겨났지만 스스로 정보를 찾고 많은 이들과 함께 공유하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퇴근 후엔 MBA로 역량을 키우는 사람도 많다.
김경진 대명리조트 홍보과장은 “직장생활을 10년 정도 하다보니 스스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직감하게 된다”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정보를 공유하며 인맥네트워크를 쌓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에게 넥타이는 일체감과 동질성을 요구하는 선언적 메시지와도 같았다. 넥타이는 구속과 억압의 도구로 상징되곤 한 것. 하지만 그런 넥타이부대가 더욱 세련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헤드헌터 관계자는 “시대에 뒤처진다는 의미로 곧잘 쓰이던 넥타이부대가 마치 맞춤 수트를 차려 입은 것처럼 유연함의 세대로 전환되고 있다”며 “그들의 안목과 경험에서 오는 노하우는 직장에서의 위상도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넥타이부대(necktie部隊)=사무직 봉급생활자를 지칭하는 말로 규격화된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있는 구속과 억압의 직장인들의 모습에서 유래한 말이다. 또 이들의 단결력이 여타 집단 못지않게 막강하다는 것을 군대에 비유했다.
kmk@ieve.kr /osenlife@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