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정현욱은 대표적인 대기만성 선수로 꼽힌다. 1996년 프로 데뷔 후 꾸준한 노력 끝에 '대한민국 최고의 미들맨'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그리고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발탁돼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국민 노예'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정현욱은 24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훈련량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난 그렇지 않다. 훈련한 만큼 성과를 얻었다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만큼 정현욱의 끊임없는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삼성 투수들은 한결같이 "정현욱 선배님은 정신적 지주"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정현욱은 손사래를 쳤다. "우리 투수들은 나름대로 목표 의식과 승부욕이 강하다. 내가 시킨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자신만의 생각이 확고하니까 그런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정현욱은 30대 중반에도 불구하고 150km를 넘는 강속구를 뿌린다. 그에게 비결을 묻자 "스스로 긍정적인 성격은 아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한해 한해 부담이 될 수 있다. 올 시즌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절박함을 갖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젊은 투수들은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기다려줄 수 있지만 내겐 그럴 시간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도록 유니폼이 흠뻑 젖을 만큼 훈련한다.
정현욱은 "현재 자신감이 100% 수준은 아니다. 약해질때면 '칠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맞선다. 그리고 쉴때 푹 쉬고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어깨 및 팔꿈치 강화 훈련은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출중한 기량 뿐만 아니라 고참으로서 마음가짐까지 고루 갖춘 정현욱. 그는 삼성 마운드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주역이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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