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스태프들께서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하세요. 편하게 하라고. 그렇게 제 장점을 특화하라고 해주시거든요".
압도적으로 빠른 발과 정확성, 파괴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던 지난해 대학 최고 외야수. 데뷔 첫 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고 팀의 시즌 첫 승 결승타를 때려내는 등 활약을 펼쳤으나 지금은 2군에서 기량을 제대로 갈고 닦고 있다. 한양대를 졸업하고 올 시즌 넥센 히어로즈에 3순위로 입단한 외야수 고종욱(22)의 이야기다.

지난 4월 5일 목동 두산전서 결승 희생플라이를 때려내며 팀의 첫 승을 견인했던 고종욱. 그러나 그는 1군에서 10경기 1할7푼9리(28타수 5안타, 24일 현재) 1타점 기록을 남긴 채 4월 16일 2군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받던 유망주가 1군 무대의 녹록치 않음을 체험한 순간.
2군 남부리그 22경기 4할3푼2리 1홈런 20타점 12도루를 기록하며 남부리그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고종욱. 그는 지난 24일 목동에서 열린 경찰청과의 2군 경기서도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3-6 패배 속 분전했다.
24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고종욱. 그는 2주 간의 1군 생활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제 자신이 아직 1군 주전 선수로 뛰기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백업으로라도 보탬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께서 선발 출장 기회도 주시더라구요. 굉장히 감사했어요. 그리고 초반 시작도 좋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2군으로 떨어져서 죄송했습니다".
올 시즌 개막 전 김시진 감독은 넥센을 다음 시즌 기준으로 3년 더 맡기로 했다. 그와 함께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제대로 기량을 펼칠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야수진의 젊은 피인 고종욱 또한 그 젊은 선수의 범주에 포함된 전도유망한 유망주다.
"2군에서 코칭스태프들께서 굉장히 편안하게 해주셔서 더없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2군 훈련장이 전남 강진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굉장히 취약하지만 긍정적 사고로 1군 재합류를 노리는 고종욱의 긍정적인 면을 볼 수 있던 한 마디다. 그에게 대학리그와 1군 무대의 차이점에 대해 물어보았다.
"워낙 코칭스태프 체계가 잘 되어 있으니까요. 코치들께서 정말 체계적으로 야구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경기력으로 보면, 음. 일단 투수들이 다들 뛰어난 스트라이크존 좌우 제구를 보여줬고 실투를 거의 던지지 않더라구요. 특히 저 같은 신인 입장에서는 투타 수싸움 시 경험 차이가 많이 나니까요. 1군에서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한 달 전과 달리 햇볕에 더욱 그을린 모습. 드문드문 비춰지는 웃음 속 순박함이 묻어나왔다. 고종욱에게 올 시즌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물어보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주루플레이와 도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게 제 가장 큰 장점이니까요. 그 장점을 특화해서 주루 면에서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단점으로 꼽힌 송구 능력도 계속 집중 훈련을 통해 보완하고 있어요. 더욱 좋아진 모습으로 다시 1군에 오르고 싶습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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