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고참의 힘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한화의 상승세가 무섭다. 그 중심에 1번타자 최고참 강동우(37)가 있다. 강동우는 지난 24일 대전 SK전에서 9회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팀의 3-2 재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강동우는 팀의 유일한 멀티히트를 날리며 공격을 주도했다. 항상 팀이 이기는 경기를 할 때마다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팀 내 최고참으로서 중심을 확실히 잡아주고 있는 모습이다. 강동우가 없었다면 지금 한화 상승세도 없었다.
강동우는 베테랑의 힘을 역설했다. 그는 "지금 우리 고참 선수들이 팀을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투수 중에서는 (박)정진이가 잘 하고 있고, 야수들 중에서는 (정)원석이와 (장)성호가 제 몫을 하고 있다. (신)경현이도 지금은 부상으로 엔트리에 빠져있지만 주장으로서 후배들을 잘 리드해주고 있다. 고참들의 모습에 후배들이 잘 따라오고 있어 고맙다"고 말했다. 고참들이 앞에서 이끌면서 후배들이 뒤를 밀어주는 모양새다.

강동우는 그 예로 "요즘 팀이 잘하고 있지만 만족하는 건 아니다. 경기가 끝나고 개개인별로 부족한 것을 찾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하위권에 있었지만 꾸준히 열심히 훈련했고 상승세를 타면서 팀이 점점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원석과 장성호 같은 고참들이 앞장서서 나머지 훈련을 자청하니 밑에 선수들도 따라하지 않을 수 없다. 선배들이 움직이니 후배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모범이 되는 고참들이 있기 때문에 팀이 잘 굴러가고 있다. 리빌딩이란 젊은 선수들로만 되는 게 아닌 것이다.
강동우는 올해 43경기 모두 1번타자로 선발출장해 165타수 44안타 타율 2할6푼7리 6홈런 17타점 5도루를 기록 중이다. 보여지는 기록 이상으로 영양가 있는 팀 공헌도를 자랑한다. 특히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잘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강동우는 한대화 감독의 몫으로 돌린다. "감독님이 지나가면서 툭툭 던지는 한마디가 효과가 크다. '네 스윙을 돌려라'고 마음 편하게 한마디씩 하시는데 선수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을 잘 보신다"는 게 강동우의 설명이다.
강동우는 "역시 야구는 분위기다. 요즘 분위기 제대로 탔다"며 팀 상승세에 대한 견해를 드러냈다. 시즌 초반 지독할 정도로 팀이 풀리지 않았지만 한 번 풀린 매듭이 자연스럽게 풀리고 있다. 그에게 '올해 3할 타율을 기대해 봐도 괜찮나'라고 물었다. 하지만 강동우는 "그런 건 욕심 부리면 안 된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잘 나가는 이 순간에도 방심과 자만은 없다. 그게 바로 고참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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