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한화 3년차 우완 투수 장민제(21)가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으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장민제는 지난 24일 대전 SK전에 선발등판, 5⅓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에 발판을 다져놓았다. SK 에이스 게리 글로버와 선발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으며 승부가 되는 경기를 만들어 줬다. 젊은 투수로서 선발진 한축을 차지하고 있는 장민제의 패기가 돋보인 한판이었다.
이날 경기 전만 해도 한대화 감독은 근심을 나타냈다. SK 선발이 에이스 글로버인데다 불펜의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었다. 한 감독은 "유원상이 감기몸살에 걸려 등판이 어렵다. 안영명도 제 구위가 아니다"며 "장민제가 나름대로 잘하고 있지만 4이닝이 한계였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펜 사정이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선발 장민제가 최대한 길게 던져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한 감독의 바람대로 장민제는 선발로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글로버와 대등한 피칭으로 경기 초반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특히 공격적인 피칭이 돋보였다. 21타자를 상대로 15차례나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자연스럽게 투구수 절약이 됐고, 한계 이닝을 넘어서도 호투할 수 있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4km까지 찍혔고, 포크볼도 효과적으로 잘 떨어졌다. 경기 후 한 감독도 "장민제가 잘 던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장민제는 "포수 (이)희근이형 리드대로 던졌다. 경기 전부터 3점을 준다는 생각으로 여유있게 했다. 편하게 던졌고 희근이형 볼 배합대로 제구에 중점을 둔 게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단 하나의 볼넷도 주지 않았다. 장민제는 "스피드보다는 제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민철 투수코치님께서 힘빼고 던지라고 주문하셨다. 오히려 제구에 신경을 쓰다 보니 볼 스피드도 빨라졌다"며 웃어보였다. 실제로 이날 장민제는 올 시즌 최고 144km가 나왔다.
무엇보다 SK 킬러로서 확고히 자리를 잡은 게 고무적이다. 지난해와 올해 SK전 통산 5경기에서 승패는 없지만 평균자책점 1.88에 불과하다. 지난해 1군 데뷔전을 SK를 상대로 했고, 첫 선발등판도 SK전에서 가지며 기대이상 호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경기에서도 데뷔 최다이닝을 던지면서 SK 킬러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장민제는 "SK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변화구로 적절히 승부를 봤다"고 귀띔했다. SK전에 유독 약했던 한화로서는 비룡 킬러의 등장이 반갑게 그지없다.
그러나 장민제는 이날 경기에서도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7차례 선발등판에서 아직 승리가 없다. 하지만 장민제는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계속 선발로 나가니까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지금 이 상태로 하다 보면 승리도 하지 않을까 싶다. 다음 경기에서 꼭 첫 승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나날이 발전해가는 모습이 보이는 장민제. 그 역시 독수리 군단 리빌딩의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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