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밸런스가 사실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에요. 다만 세게 던지기보다는 조금 여유를 갖고 던지려고 노력 중입니다".
전지훈련을 다녀오지 못한 채 잔류군에서 시즌을 준비한 설움을 모두 떨쳐낼 태세다. '김지토' 김상현(31. 두산 베어스)이 619일 만의 승리에 대해 덤덤하면서도 초탈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김상현은 지난 24일 잠실 LG전서 6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탈삼진 1개 포함 무실점투를 보여주며 지난 2009년 9월 12일 잠실 KIA전 이후 619일 만에 승리를 거뒀다. 2008년 6승, 2009년 7승을 거두며 선발-계투를 오가는 스윙맨으로 활약했던 김상현은 지난해 왼 정강이 골지방종으로 인해 시즌을 아쉽게 마감했던 바 있다.
2009년 활약을 토대로 연봉 1억까지 도달했던 김상현은 지난해 실적 없이 7000만원으로 삭감된 연봉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일본 전지훈련이 아닌 국내에 잔류하면서 몸을 만든 김상현은 올 시즌 14경기서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2.20(24일 현재)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25일 LG전을 앞두고 '첫 승을 축하한다'라는 이야기에 수줍게 웃은 김상현. 그는 우격다짐식 전력투구보다 여유있는 완급조절형 투구를 통한 길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 요즘 투구 밸런스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에요. 그래서 웬만하면 빠른 공을 던지기보다 안정된 제구력을 보여주는 쪽으로 하려고 합니다. 많은 부담을 갖기보다 한결 여유있는 투구로 타자를 상대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실제로 그는 2할7푼9리의 피안타율과 1.35의 WHIP(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으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계투는 아니다. 대신 그는 스트라이크존 좌우에 낮게 제구하는 투구를 보여주려 노력 중이다. 16⅓이닝 동안 탈삼진이 14개로 괜찮은 수치.
"부담없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데 주력하겠다"라며 웃은 김상현. 마무리 임태훈의 전열 이탈 속 두산이 발견한 희망 요소 중 하나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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