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진이 감독을 살려준거지".
한화 한대화 감독이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한 감독은 2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바로 전날 SK를 상대로 9회말 극적인 끝내기 역전승한 한화는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감독도 신출귀몰한 용병술로 '야왕'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경기를 지휘했다.
한 감독은 6회 3루수 이여상을 빼고 그 자리에 2루수 한상훈을 옮긴 뒤 오선진을 2루수로 기용한 것에 대해 "이여상의 수비가 불안했다"고 설명했다. 한 감독은 "이전 수비에서 이여상의 수비가 불안했다. 잡을 수 있는 걸 놓쳐서 바꿨는데 때마침 타구가 그 쪽으로 가더라"며 웃어보였다. 한 감독이 수비를 교체한 후 6회 2사 최정의 잘맞은 타구가 3루수 한상훈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다.

오선진도 1-2로 뒤진 8회 선두타자로 나와 SK 불펜 에이스 정우람을 상대로 좌익선상 2루타를 터뜨리며 한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보답했다. 오선진은 한상훈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동점 득점을 기록했다. 한 감독은 "오선진이가 감독을 살려주려고 하나 쳐주더라. 감독 입장에서는 예뻐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은 선발로 기용한다"고 했다. 이날 오선진은 9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했다.
백미는 9회 마지막 공격이었다. 선두타자 이양기가 3루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안타로 출루하자 한 감독은 대주자 전현태를 넣었고, 전현태는 이대수 타석 때 초구에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에 대해 한 감독은 "전현태에게 스타트가 좋으면 뛰어라 했다. 상대 투수가 언더핸드 정대현이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결정적인 장면마다 한 감독의 한 수가 승리로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끝내기 안타를 친 강동우도 한 감독의 "이미 투아웃이니 편하게 치라"는 말을 듣고 끝내기 안타로 영웅이 됐다. 한 감독은 "선수들에게 하는 말은 별 것 없다"며 웃어보였다. 한 감독은 "우리가 SK처럼 경기를 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점점 진짜 '야왕'이 되어가는 것이다. 한 감독은 "야왕은 무슨. 자꾸 야왕, 야왕이라고 해서 부끄럽다"며 손사래쳤다. 하지만 결코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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