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진통을 낳기 마련이다.
SK 내야수 최정(24)은 5월에 지독히도 부진했다. 4월 21경기에서는 타율 3할2푼9리 2홈런 13타점으로 맹활약했지만 5월에는 반대였다. 지난 25일 대전 한화전을 치르기 전까지 5월 17경기에서 타율 1할3푼6리 1홈런 5타점으로 긴 슬럼프에 빠져있었다. 특히 이날 경기 전까지는 7경기 23타수 무안타라는 깊은 침묵에 빠진 상태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선제 결승 투런포 포함 3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활약하며 부활 가능성을 알렸다.
경기 전 "정근우와 함께 최정이 부진하다. 4월에는 이들이 잘 쳤기 때문에 득점이 많이 났지만 5월에는 득점이 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던 SK 김성근 감독도 경기 후에는 "최정의 스윙이 괜찮아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치는 순간 팔로스로가 잘 이뤄지기 시작했다. 왼쪽 어깨가 처지지 않고 치는 순간 잘 끊어줬다. 팔로스로를 제대로 끊어주지 않았으면 2회 홈런도 좌측으로 파울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정은 "많이 혼란스러웠다"고 이야기했다. 이유는 올초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정은 타격폼에 변화를 줬다. 거포로 거듭나기 위해 타격폼을 손댔다. 어깨와 팔꿈치를 나란히 하고 스윙궤적도 어퍼 스윙으로 바꿨다. 조금 더 강한 타자가 되기 위해 스스로 위험 부담을 안고 변화를 감행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독이 되어버렸다. 시즌 개막 후 히팅포인트를 맞히지 못했고 곧바로 슬럼프에 빠지고 말았다.

최정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타격폼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잘 맞지 않았고 시즌 들어가서 다시 원래대로 바꿨다. 시즌 중 타격폼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혼란스러웠고 자신감까지 떨어졌다"고 고백했다. 젊은 패기로 도전했으나 대가가 혹독했다. 그때 김성근 감독이 최정에게 손을 내밀었다. 4월에는 면담을 통해서 정신적으로 주문했고, 5월에는 기술적으로 변화를 줬다. 특타를 통해 팔로스로를 간결하게 바꿨다. 타시로 토미오 타격코치도 현역 시절 경험을 이야기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최정은 "감독님께서 주문한 타격폼이 내게 맞는 것 같다. 폼이 좋지 않고 스윙이 크다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스윙을 짧게 팔꿈치에서 딱 끊어지도록 하고 있다. 지금 타격폼에 적응하면 앞으로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최정은 홈런뿐만 아니라 좌익선상 2루타까지 때려냈다. 안타는 없었지만 그 전날 경기에서도 타구질이 날카로웠다. 김성근 감독도 "전날부터 타구가 좋았다. 지금 폼만 유지하면 된다"고 말했다. 최정도 "심리적으로 조금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혹독한 성장통을 이겨내고 있는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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