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지속적인 교육으로 근절시켜야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05.26 16: 23

프로축구의 승부조작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검찰은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K리그 광주 FC의 전 골키퍼 S와 대전 시티즌의 P에게 지난 25일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상주 상무서 뛰고 있는 K도 소환해 조사했다. 현재 검찰은 더 많은 현역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판단,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의 수사에 앞서서 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과 각 구단들이 먼저 나섰어야 했다는 것이 모든 축구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사실 대부분 구단들은 승부조작에 대해 어느 정도 눈치챘으면서도 '쉬쉬'하며 밝히기를 꺼려했다.

한 프로축구 구단의 고위 관계자는 "공동의 선에서 준비하는 것은 물론 대부분 구단들이 준비를 잘했어야 했다"며 질책했다. 그 관계자가 속한 구단은 지난 시즌 승부조작에 대한 소문을 듣고 모든 경기의 영상을 되돌려 봤다고 한다.
 
그는 "일반인들은 모르겠지만 축구 관계자들이 영상을 보면 승부 조작인지 아닌지 대충 느낌이 온다"며 "상대방의 패스와 침투에 어이 없게 넘어진다거나 헐리우드 액션보다 어색한 행동을 취하는 것을 보고 확신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 관계자는 "승부조작을 막기 위해서 승리수당을 높이는 등의 해결책은 근본적인 것이 안 된다. 여유가 없는 구단의 경우 오히려 허리가 휠 가능성이 높다"면서 "교육밖에 없다.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의식의 변화를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연맹 회의를 통해 가시적인 조치가 있겠지만, 승부조작의 기본이 되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없애는 것은 힘들다. 불법 도박 사이트는 음란 사이트보다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선수들에게 검은 돈에 빠지게 될 경우 큰 일이 난다는 생각이 들도록 교육을 해야 함과 동시에 체계적인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관계자의 주장은 일리가 있었다. K리그 구단들과 연락을 해 본 결과 대부분 구단들은 선수들에 대한 승부조작 예방 교육을 일회성으로만 실시했다. 단지 연맹에서 승부조작 예방 교육에 대한 지침이 내려올 때만 실시한 것이다. 승부조작의 심각성을 망각한 것과 마찬가지다.
현재 검찰은 프로축구 선수 10여 명과 브로커를 승부조작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대상은 많아지고 있다. 이제는 연맹과 구단에서 나서야 할 때다. 지금 상황에서 숨길 경우에는 구단은 물론 프로 축구 자체를 집어 삼키게 될 것이다. 살을 도려내는 한이 있더라도 뿌리째 뽑아 근절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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