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김영희 PD 체제로 출범한 ‘나가수’는 두달이라는 짦은 기간 동안 예능 프로로써는 거의 초유라 할 만한 일들을 겪었다.
서바이벌이라는 프로그램의 포맷에 반한 김건모 재도전 논란부터 연출자 교체, 1달 휴업, 출연진들의 하차 등 세달이라는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특히 방송초반부터 제작진의 골머리를 아프게 했던 거짓 스포일러 논란은 최근 자신이 좋아하지 출연진에 대한 비방으로 이어지며 제작진과 출연진들의 힘을 빠지게 하고 있다. 이에 제작진은 더 확산될 경우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냥 예능 프로 중 하나일 뿐인 ‘나가수’에 이렇게 논란거리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시청자들이 관심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최고 실력자들의 열과 성을 다한 무대도 무대지만, 그들이 펼치는 불꽃 대결과 신경전 또한 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재미임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시청자들은 제작진과 출연진의 말 한마디 또는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 네티즌들의 글 한줄에 촉각을 세운다. 이러다 보니 온갖 추측과 오보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도 사실. 최근에는 일부 네티즌들이 한 출연진이 자신의 기호가 아니라는 이유로 비방글을 쏟아내기도 했다.
애초 ‘나가수’ 제작진은 열린 무대, 세대와 유명, 장르를 아우르는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래에 자신 있는 이라면 그가 유명 가수든, 무명이든, 아이돌이든, 중견 가수든, 인디가수든 상관없이 출연시키겠다고 했다. 그래서 초반 양희은과 아이유를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대한민국 최초의 시도도 기대됐다.
이런 취지로 제작진과 자문단이 고심 끝에 캐스팅한 출연진은 분명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가진 ‘프로’다. 그러면 관객과 시청자는 그들이 준비한 무대를 온전히 즐기면 된다. 설사 실력이 안된다면 시청자들을 대신한 관객들이 그를 떨어뜨려줄 거니까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말씀이다. 뚜껑이 열리기도 전에 맛없는 음식이라고 확신하고 정작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하는 우를 범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우리가 ‘나가수’에 그토록 열광하는 것은 최고들의 혼신을 다한 무대 때문이다. 수백번도 넘게 무대를 섰을 프로들이 첫 무대에 선 양 손을 떨고, 처음 불러보는 노래인 양 눈물을 흘릴 때 우리는 마음의 울림을 느낀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무대를 느끼고 즐기는 일에 집중하자. 진짜 스포일러도 아닌 루머에 집착하느라, 어쩌면 간발의 차로 결정되는 순위에 집착하느라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때다.
bonb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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