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직자에 시간당 6만원
면접지도·자소서 첨삭
[이브닝신문/OSEN=김미경기자] # 대학 4학년인 이소은(24)양은 하루 스물 네 시간을 취업준비에 투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벽 토익강의를 마치고 아르바이트를 한 뒤 오후엔 수업 및 취업스터디, A기업 재직자에게 받는 면접지도를 받고 나면 가족들과 눈 맞추고 대화할 시간도 없다. 취업분투기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이른 바 족집게 과외수업이 입시경쟁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취업 사교육을 받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다.
취업컨설팅 업체의 성행은 물론 대기업 재직자들이 자사의 면접기준과 정보 등을 돈을 받고 구직자에게 제공하는 현상도 빈번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취업을 위해 받는 컨설팅이 ‘선택’에서 ‘필수’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최근 한 취업업체가 신입사원 500명을 대상으로 취업과 관련해 설문을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36.8%가 취업 사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에 성공한 구직자 10명중 4명 가까이 취업과외를 받아봤다는 의미다.
특히 대졸 백수가 300만명을 넘어서 학원을 찾는 구직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취업컨설팅은 구직자의 자소서 첨삭 및 대필, 면접코칭, 기업분석 등의 원스톱 형태로 이뤄지는데 드는 비용은 천차만별이다. 프로그램에 따라 20만~300만원선의 과외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B학원에 따르면 대기업 재직자에게 받는 자소서 첨삭, 면접지도 등 1회 2시간 받는 수업비용만 약 20만원. 현재 강남역 주변, 종로와 여의도 일대에만 수십곳의 학원들이 들어섰다. 이중엔 분점을 낸 학원도 있다.
취업과외를 받고 있는 최(28)모씨는 “입시과외로 끝날 줄 알았는데 취업까지 사교육에 의존하게 될 줄 몰랐다”며 “학자금 대출 이자에 토익, 컨설팅 비용까지 아르바이트만으로 충당하기 어려워 부모님께 매번 손을 벌리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한 구직자는 “이제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옛말에 불과하다”며 “결국 이러한 취업 사교육 성황은 또 다른 빈부 격차를 여실히 드러내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mk@ieve.kr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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