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비상회의, 리그 중단까지 논의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1.05.26 20: 38

시작은 거창했지만 결과물은 없었다.
26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4시간여의 격론 끝에 끝난 K리그 비상회의에 대한 얘기다.
이날 K리그 16개 구단의 사장 및 단장(대구 사무국장, 대전 대외협력관 참석)은 최근 창원지검 특수부에 K리그 선수 2명이 검거되며 일어난 승부조작 파문에 대한 대책을 강구했다.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중 가장 강도가 높았던 것은 K리그의 중단 및 컵대회 폐지.
얼마나 많은 선수가 승부조작에 연루됐는지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기를 진행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컵대회 또한 승부조작의 대상으로 거론됐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지난 2월 승부조작이 발견된 일본스모협회가 존폐의 위기에서 대회를 취소하는 등 강경책을 펼친 것이 좋은 사례였다.
 
비상회의가 예상보다 길어진 것도 이 부분에서 격론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상회의에서 K리그의 중단은 결국 포기됐다. 일부 구단에서는 K리그의 중단을 요구했지만, 대부분의 구단은 반대를 표명했다.
이들은 일부 선수의 문제로 리그를 중단하는 것은 축구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현실적으로 K리그를 중단하는 것이 승부조작에 제동을 걸 수 없다는 판단도 있었다.
K리그가 중단되더라도 내셔널리그, 챌린저스리그, A매치 등이 승부조작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대신 K리그 비상회의는 K리그 및 컵대회에 대한 스포츠토토를 무기한 중단하도록 체육진흥공단에 요청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안기헌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스포츠토토를 중단하는 이번 조치로 연맹과 각 구단에게 큰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비상회의를 지켜본 축구계 관계자들은 "해결책이 아닌 예방책을 내놓았을 뿐"이라며 "프로축구연맹이 현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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