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선수범 주장' 신경현, 한화 보이지 않는 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27 13: 07

"주장인데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나".
한화 주장 포수 신경현(36)은 올해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송구를 하다 상대 타자 방망이에 손등을 맞은 후 페이스가 꺾였다. 시즌 개막 후 슬럼프에 빠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오른쪽 무릎에 원바운드 공을 두 차례 정통으로 맞아 지난 20일 군산 KIA전을 끝으로 1군 엔트리에도 말소됐다. 한동안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지만 그는 곧바로 후배들 뒷바라지에 나섰다.
신경현은 엔트리에서 말소됐지만 계속 1군 선수단과 동행하고 있다. 주장으로서 보이지 않는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26일 SK와의 대전 홈 3연전에서 그랬다. 경기 전 배팅훈련 시간에는 직접 한 박스의 공을 들고 마운드로 가 배팅볼을 던져줬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기합을 넣어 가며 배팅볼을 뿌렸다. 한 박스 반으로 약 300개 공을 뿌리며 후배들의 배팅훈련을 직접 도왔다.

신경현은 "내가 빠지니까 팀이 잘한다"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팀의 주장인데 이렇게라도 도움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 내 몸이 힘들다고 피해서는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장이 직접 던져주는 배팅볼에는 애정이 담겨있었고, 후배들도 더 열심히 공을 때렸다. 이를 지켜본 한대화 감독도 "배팅볼을 아주 잘 던진다"고 칭찬했다. 신경현은 "원래 포수 출신이 배팅볼을 잘 던진다"며 웃어보였다.
5월 들어 한화가 분위기를 타고 있는 데에는 고참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박정진 강동우 장성호 정원석 등 투타의 베테랑들이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성적은 나지 않고 있지만 신경현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업다. '최고참' 강동우는 "(신)경현이가 주장으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가는 것이 팀에 큰 힘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신경현은 "선수들이 요즘 경기를 계속 이기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1~2점차로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긍정적으로 하니까 잘되고 있다"며 "내가 후배들에게 말하는 건 다른 것 없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절대 포기하거나 흐지부지하지 말자고 강조한다. 그런 모습을 보이는 후배는 불러서 혼을 내기도 한다. 선수들 사이에 조금씩 근성이 자라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악재와 불운 속에서도 주장으로서 솔선수범을 마다하지 않는 신경현. 한화 상승세의 보이지 않는 힘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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