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2군서 5안타 펄펄 강정호에 허탈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5.27 10: 18

"야구 이야기는 하지 말자구요".
팀 연패로 골치가 아픈 김시진(53) 넥센 감독이 '야구'와 관련된 이야기에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 만 하다.
김 감독은 2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KIA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일찍부터 덕아웃에 나와 타자들의 배팅훈련을 지켜봤다.

잠시 후 기자들과 만난 김 감독이었지만 썩 밝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팀은 7연패에 빠진 상태. 특히 타선의 침묵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김 감독은 아예 "오늘은 야구와 관련된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당부를 했다. 실제로 김 감독은 야구와 관련된 이야기에는 단답형으로 말하거나 아예 입을 닫았다.
잠시 후 이순철 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이 김 감독을 찾았다. 전 사령탑 출신답게 부담없는 이야기로 김 감독의 마음을 조금씩 풀어갔다.
결국 김 감독은 다시 야구 이야기로 돌아갔고 2군으로 간 강정호 이야기를 꺼냈다. 김 감독은 "(2군으로) 내려가자마자 날아다닌다"면서 "어제는 2개, 오늘은 3개를 치더라"면서 허탈하게 웃었다.
강정호는 24일 KIA전을 마치고 2군행 통보를 받았다. 3-4로 뒤진 9회말 1사에서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알드리지의 유격수 내야플라이 때 2루로 뛰다 병살로 아웃돼 마지막 기회를 무산시켰다. 팀이 허무한 6연패를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이었다.
본헤드 플레이를 연출됐다고 간주해 곧바로 2군행을 지시받은 강정호는 25일 오전 경찰청과의 2군 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유격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강정호는 첫 타석이던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우규민의 3구를 좌전안타로 만들어냈다. 4회 1사 1루에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는 좌월 2루타로 2, 3루 기회를 이어갔다. 또 7회에는 볼넷을 골라내 출루, 득점까지 했다.
다음날인 26일 역시 경찰청전. 강정호는 유격수 겸 3번 타자로 나왔다. 첫 타석에서는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하지만 4회 선두타자로 나와 우중간 안타로 출루한 후 장영석의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5회 좌전안타를 친 강정호는 8회 2루로 뛰다 아웃되긴 했지만 좌전안타를 만들어냈다.
마침 목동에서 경기가 있어 경기를 지켜 본 김 감독 입장에서는 허탈할 수 밖에. 4번 타자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쳐보이지 못하던 강정호가 2군으로 내려보내자마자 펄펄 나는 모습을 직접 지켜봤으니 말이다.
"강정호가 2군급 투수들을 상대할 정도는 아닌가 보다"면서 "아무래도 '나 여기 있다. 왜 나를 내려보냈냐'고 무력시위를 하는 것"이라는 이 해설위원의 농담에 김 감독은 그저 쓴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김 감독이 이끈 넥센은 이날도 패해 8연패 수렁에 빠졌다. 27일부터는 LG와 3연전을 앞두고 있다. 1패만 더하면 2009년 세운 구단 최다연패 불명예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과연 김 감독의 해법은 무엇일지.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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