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4번타자 유격수 강정호는 지난 24일 목동 KIA전을 끝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이날 경기에서 3-4로 뒤진 9회 1사 1루에서 동점 주자로 나가 있었던 강정호는 코리 알드리지의 유격수 뜬공 때 어이없게 2루로 가다 더블 아웃됐다. 경기는 허무하게 끝났고 곧바로 2군행이 결정됐다.
SK 김성근 감독은 그 장면에 대해 "2군이 아니라 3군으로 가야 할 플레이였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한화 한대화 감독도 "강정호가 긴장이 풀려서 제대로 어이없는 플레이를 했다"며 "나도 지켜보고 있는 선수가 하나 있다"고 했다. 바로 4번타자 최진행(26)이었다. 최근 타격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최진행에 대해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이미 한 차례 주의 조치가 있었다. 지난 25일 대전 SK전에서 한대화 감독은 최진행을 5회 수비부터 빼버렸다. 0-3으로 충격히 추격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별다른 부상도 없었다. 하지만 이전 2타석에서 똑같이 유격수 땅볼로 무기력하게 아웃된 4번타자 최진행이었고, 문책성 차원에서 과감하게 교체했다. 이날 경기뿐만 아니라 최근 몇 경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한대화 감독은 "지금 최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더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 감독은 "나도 마음 같아서는 강정호처럼 조치를 취하고 싶지만 (2군에서) 올라올 만한 선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 감독은 지난해 막판부터 최진행에 대해 "아직 성장 과정에 있다. 최소 3년은 꾸준하게 잘해야 그게 진짜 실력"이라고 끊임없이 채찍질을 가한 바 있다. 최근 부진이 깊어지면서 이 같은 질책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진행은 올해 45경기에서 타율 2할3푼1리 9홈런 3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0일 잠실 LG전에서 3연타수 홈런이라는 괴력을 발휘했지만, 이후 14경기에서 46타수 8안타 타율 1할7푼4리 무홈런 5타점 16삼진으로 부진하다. 한 감독이 직접 1대1 원포인트 레슨에도 나서고 있지만 쉽게 나아지지 않고 있고 좋은 순간을 이어가지를 못하고 있다. 한 감독은 "기복이 너무 심하다. 타격폼이 자주 바뀌기 때문이다. 아직 여러 코스를 칠 수 있는 수준이 되지 않는다. 좋아하는 코스밖에 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강석천 타격코치도 "(최)진행이는 힘만 놓고 보면 20홈런은 기본적으로 칠 수 있다. 결국에는 타율을 높여야 한다. 홈런은 치다 보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타율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타율이 높아야 더 무서운 타자가 될 수 있다"는 한대화 감독의 생각과도 일치하는 부분. 최진행 스스로도 시즌 전부터 "정확하게 맞히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해왔다. 바로 지금이 그 순간이다. 한대화 감독의 인내심도 조금씩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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