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3연전을 앞둔 KIA 조범현(51) 감독이 배팅케이지를 주시하고 이었다.
조 감독은 "51번이 잘해줘야 하는데"라며 "괜찮을런지 모르겠다"고 읊조렸다. 다름 아닌 김원섭(33)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김원섭은 톱타자 이용규가 복귀한 지난 10일부터 클린업 트리오의 맨앞인 3번을 치고 있다. 지난 19일 LG전까지 14경기 연속 안타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그런데 최근 몇경기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하는 경우가 많았다. 타격 페이스가 조금씩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김원섭도 이런 조 감독의 걱정에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면서 "훈련 중에 이런 부분을 신경쓰고 있다. 경기에 나가 봐야 알겠다"고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김원섭은 1회 첫 타석부터 좌전적시타를 날려 조 감독의 걱정을 기분좋은 기우로 변모시켰다.
26일 역시 넥센전. 조 감독은 경기에 앞서 이번에는 '만년 유망주' 김주형(26)을 거론했다. 조 감독은 "어떤 코치도 선수를 함부러 판단해서는 안된다"면서 "겉으로는 걱정이 없는 것 같지만 김주형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한순간 깨닫음을 얻어 궤도에 오르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꾸준하게 김주형을 기용하면서 기회를 준 조 감독의 의도가 보였다.
김주형은 이날 조 감독의 이런 관심에 보답하듯 2회 선제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자신의 시즌 4호 홈런. 상대 선발 문성현의 3구째 몸쪽 낮은 투심(136km)을 퍼올려 비거리 115m짜리 투런아치로 연결했다. 결국 팀이 5-1로 완승을 거둬 김주형의 이날 홈런은 결승포가 됐다.
김주형은 "문성현의 직구가 좋아 직구 타이밍에 맞춰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서 "투심이 들어왔는데 중심이 뒤에 있어 다행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중심이 뒤에 남아 있어서 좋은 타구로 연결됐다"면서 "전체적으로 타격이 좋아졌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다짐했다.
넥센전 싹쓸이보다 김원섭과 김주형을 보면서 내쉰 안도의 한숨에 더 기분이 좋았던 조 감독이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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