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세요?".
'유쾌한 남자' 홍성흔(34. 롯데)의 농담속에도 부진탈출에 대한 간절함이 담겨져 있었다. 홍성흔은 27일 광주 KIA전에 앞서 덕아웃에서 식당으로 가던 도중 불쑥 기자들에게 "왜 저를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세요"라며 농을 걸었다. 개막 이후 부진한 성적을 내는 자신에 대한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취재진이 웃음을 터트리자 덕아웃 의자에 털썩 앉은 홍성흔. 두산시절 선배였던 안경현 현 SBS ESPN 해설위원의 충고를 소개했다. 그는 "경현이 형이 말하기를 너무 좋은 성적은 내면 안된다고 했다"고 농담을 했다. 너무 잘하면 다음부터는 주변의 기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힘들다는 농담반진담반의 요지였다.

진지한 얼굴표정으로 돌아온 홍성흔은 "내가 작년에 너무 잘하긴 했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기대감이 높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많이 부담이 된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주변에서는 부진원인으로 주장, 외야수 변신 등이 거론하고 있지만 그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첫 손가락으로 꼽은 것이다.
홍성흔은 올시즌 2할6푼8리, 1홈런, 20타점, 19득점. 작년 3할5푼9리, 26홈런, 116타점에 비하면 부진한 성적표이다. 동료 조성환과 함께 부진에 빠져 있기 때문에 롯데의 핵타선이 폭발이 미뤄지고 있다. 두 선수만 회복한다면 상위권 도약의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있다.
곁에 있던 양승호 감독도 "우리 팀이 6월부터는 성적이 나아질 것이다. (부진했던)홍성흔이 조성환이 함께 잘해줄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말을 들은 홍성흔도 "감독님의 작두신공에 기대를 걸겠습니다"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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