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한화가 달라졌다. 마운드가 달라지고 타선이 달라졌다. 주목해야 할 건 타선이다. 4월의 한화는 심각한 타선 부재로 역대 최저 팀 타율을 경신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우려받았다. 그러나 5월부터 가공할 만한 방망이 실력을 뽐내고 있다. 타선의 힘 자체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연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4월 23경기에서 한화는 팀 타율이 2할2푼2리밖에 되지 않았다. 당연히 8개 구단 최하위였고 역대 프로야구를 통틀어도 1986년 청보(0.219)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타율이었다. 출루율(0.303)·장타율(0.318) 모두 최하위였고 경기당 평균 3.1득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득점권 타율도 2할5푼2리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5월에는 확 달라졌다. 5월 23경기에서 팀 타율이 2할4푼7리로 올랐다. 출루율(0.339)·장타율(0.354) 모두 4월보다 대폭 상승했다. 경기당 평균 득점도 4.3득점으로 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득점권 타율이 3할2리로 리그에서 가장 높은 팀으로 변모했다. 중요할 때마다 필요한 점수가 나온다.
한대화 감독은 "어느 순간부터 타자들의 스윙이 짧아졌다"고 이유를 찾았다. 한 감독뿐만 아니라 다른 팀 코칭스태프에서도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부분. 지난 6일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을 통해 1군으로 올라온 강석천 타격코치는 "선수들에게 짧은 스윙을 강조하고 있다. 모든 타자들이 홈런을 칠 필요는 없다. 1군에 올라와 보니 전부 홈런을 치려는지 스윙을 크게 하더라. 홈런타자도 아닌 선수가 홈런 10개를 쳐서 뭐하나. 홈런은 3~4번 타자들이 치면 된다. 팀이 이기기 위해서는 각자 역할에 맞는 타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한화 타자들은 상당수가 방망이를 짧게 쥐고 밀어치는데 집중하고 있다. 방망이를 길게 잡고 무리하게 잡아당기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정확성이 높아졌다. 조금씩 상황에 맞는 타격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강 코치는 "결국 에버리지를 높여야 한다. 짧게 밀어치다 보면 정확성은 좋아지게 마련"이라며 "개인주의로는 안 된다.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스타도 없다. 팀이 이겨야 스타가 있다. 각자 역할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찬스에 강한 것도 긍정적이다. 한대화 감독은 "타자들의 '앗뜨거' 타격이 없어졌다. 득점권에서 압박을 빨리 벗어나려 대충 치고 물러나는 모습이 많이 없어졌다.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주인공이 되려는 마음을 먹으라고 주입시켰다"고 설명했다. 상황에 따른 한 감독의 조언도 결정적일 때마다 화려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여기에 오기와 근성이 서려있다. 강석천 코치는 "못치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하는 것이다. 못치면 경기가 끝난 뒤 숙소까지 뛰어간다는 각오로 모든 타자들이 악을 갖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제 한화 타선을 얕보다가는 큰 코 다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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