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최다승 투수가 된 '마무리' 오넬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28 09: 33

마무리투수가 팀내 최다승이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한화 마무리투수 오넬리 페레즈(28)가 또 다시 승리를 챙겼다. 오넬리는 지난 27일 잠실 두산전에서 7회 6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1⅔이닝 2피안타 1볼넷 1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4승(1패)째를 챙겼다. 어느덧 에이스 류현진과 함께 팀 내 최다승 투수로 등극했다. '오넬리가 나오면 어떻게든 한화가 이긴다'는 징크스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화는 오넬리가 등판한 17경기에서 11승5패1무를 기록하고 있다.
27일 두산전에서 오넬리는 승리가 아니라 패전투수가 될 뻔했다. 9-9 동점이던 7회 2사 1·2루에서 구원등판한 오넬리는 정수빈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9-10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팀 타선이 9회 2득점을 얻어주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그러나 9회 시작과 함께 이성열에게 초구에 좌전 안타를 맞은데 이어 윤석민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져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한 채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김혁민의 슈퍼 세이브가 아니었다면 재역전패였다. 오넬리가 거둔 4승 중 2승이 블론세이브 후 거둔 승리다.

오넬리는 한화가 마무리투수로 생각하고 데려왔다. 한대화 감독은 "외국인선수로 야수를 데려올까 생각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불펜이 너무 불안했다. 박정진이 마무리를 맡으면 중간에 믿을만한 좌완 투수가 없었다. 이범호가 복귀할 것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이범호는 한화 대신 KIA로 갔고, 오넬리는 연일 불안한 피칭을 거듭했다. 4승1패6세이브를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은 5점대(5.66)이고, 블론세이브는 4개나 된다. 불안한 마무리인 것이다.
그러나 오넬리를 쉽게 포기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데 한화의 고민이 있다. 27일 두산전은 한화의 고민이 고스란히 나타난 경기였다. 8-7로 살얼음 리드를 지키고 있던 6회 전날 3이닝 55구를 던진 '필승카드' 박정진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불펜에 박정진밖에 믿을 만한 투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철인이 아니었던 박정진은 공 9개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고, 뒤이은 마일영이 급한 불을 껐지만 7회 유원상이 역전을 허용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훌리오 데폴라는 패전처리로 쓰기도 힘들어졌고 중도 퇴출이 임박했다.
그나마 희망적인 건 오넬리가 최근 5경기에서 2승2세이브에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경기 피안타율(0.143)과 이닝당출루 허용률(0.79)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1이닝만 넘어서면 맞아나가고 있다. 1이닝은 맡길 수 있지만 그 이상을 맡기기에는 불안한 점이 많다. 그러나 한화 팀 사정에 1이닝 마무리는 사치다. 이를 아는지 오넬리도 "7회 이후는 언제든 준비하고 있다. 때를 가리지 않고 대기하고 있겠다"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현재로서는 '최다승 마무리' 오넬리는 믿어보는 수밖에 없는 게 한화 불펜의 현실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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