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조울증 없는 가수는 없을 거에요."
한 가수가 잘라 말한다. 27일 자살로 추정,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SG워너비 출신 가수 채동하가 평소 심한 우울증을 겪은 것으로 알려지자 그 가수는 "비단 동하씨만의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흔히 연예인은 직업의 특성상 감정의 기복이 심할 것이라 쉽게 예상되지만 직접 마주하면 상상 이상이라는 말이다. '조울증'. 기분 장애의 대표적인 질환. 감정의 기복이 심해 즐거움에 웃다가 또 금방 짜증을 내고 우울해질 수도 있다. 실제로 방송에서 보면 작은 일에도 웃음을 차지 못하고 항상 즐거워보이는 연예인들도 인터뷰에서 마주하거나 관계자들의 말을 통해 들으면 상당히 다른 부분을 볼 수 있다.

그 가수는 "연예인에서도 굳이 배우와 비교하자면 배우는 캐릭터에 빠져 연기하고, 다시 그 캐릭터에서 빠져 나오는 시간이 긴 편이라 감정 주기 그래프를 그리자면 그 폭이 가수보다는 넓다. 가수는 어찌보면 3분 30초 인생 아니냐, 그 주기와 폭이 훨씬 더 빠르다. 힘들고 막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도 환한 노래를 부를 때는 감정을 극단적으로 추스리고 무대에서 밝게 웃으며 노래를 불러야 한다"라고 전하며 가수가 갖는 '숙명같은 고통'에 대해 이야기했다.
"무대를 마치고 내려오면 여러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시간을 보낼 것 같지만, 대부분 또 혼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끝없는 자기와의 싸움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경제적인 어려움 보다도 파도처럼 왔다가는 인기에 대한 환멸, 그것에 대한 공허감을 느낀 사람은 한 없이 바닥으로 끌어당겨지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고 한다. 한 가수 매니저는 "(본인이 맡고 있는 가수가) 한없이 우울해 질 때는 그냥 감정이 더 이상 내려갈 수 없을 때까지 내려가 바닥을 치게 올라오게 내버려 둔다. 옆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려고 하지만 어차피 본인의 마음과 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보통은 다시 그 감정이 올라오지만 때로는 회복이 안 될까 많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가수 인순이는 채동하의 사망 소식에 "가슴이 방망이질치고 눈물이나 견딜 수 없다. 얘들아, 왜 그래. 왜 약하게 그래. 세상 헤쳐 나간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거 알잖아. 죽을 만큼 싸워보지. 그렇지도 않고 왜 혼자 결론지었는지. 기도할게"라며 아픈 마음을 표현했다. 사랑을 받는 만큼 아픔도 큰 것이 '3분 30초' 인생을 사는 그들이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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