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에도 공 놓지 않은 양의지의 '투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5.28 09: 51

"올해 들어 수비 훈련에 특히 힘을 쏟고 있다. 힘이 많이 드는 포지션인만큼 무홈런을 탓할 수는 없다".
 
고생 중인 주전 포수에 대해 감독은 배려심을 나타냈다. 그리고 그는 아찔한 홈 충돌 속에서도 공을 놓지 않으며 눈물겨운 투지를 발휘했다. 지난해 신인왕이자 두산 베어스 주전 포수인 양의지(24)의 이야기다.

 
양의지는 지난 27일 잠실 한화전서 7-9로 뒤진 7회초 한상훈의 우전 안타 때 이성열의 송구를 받고 2루에서 3루를 거쳐 홈으로 내달린 대주자 오선진과 충돌했다.
 
충돌 후 그라운드에 누워 고통을 호소한 양의지는 앰뷸런스에 실려 강남 세브란스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X 레이, CT 촬영 결과 뇌 등 두부 혹은 쇄골 부위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부딪히는 과정에서 골반 쪽 통증을 입었다. 지난해 말부터 고질화된 종아리 통증도 남아있는 만큼 당분간 정상 출전 여부는 미지수다.
 
올 시즌 양의지는 2할9푼5리 13타점(27일 현재)을 기록하는 동시에 주전 안방마님으로서 분전했다. 지난해 2할6푼7리 20홈런 68타점의 성적으로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양의지는 아직 시즌 마수걸이 홈런포를 쏘아올리지 못한 상황.
 
그에 대해 김경문 감독은 선수를 탓하기보다 "수비에 워낙 힘을 많이 쏟고 있기 때문"이라며 두둔했다. 특히 양의지는 지난해 약점으로 꼽혔던 도루 저지 훈련을 많이 했고 이는 올 시즌 도루 저지율 4할1푼9리(2위)의 높은 기록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수비 훈련량이 많이 늘어났다. 그러다보니 선수 본인의 힘이 꼭 1년 전에 비해 좀 떨어진 것 같다. 아무래도 포수 자리는 힘이 들지 않는가".
 
감독의 칭찬이 전해지기도 전 양의지는 충돌로 인해 앰뷸런스에 실려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그 와중에서도 공을 놓지 않고 주자를 아웃시키며 역전 발판을 마련한 것.
 
그러나 9회초 수비서 오선진의 낫아웃 때 바통을 이어받은 선배 포수 용덕한은 파울 여부를 항의하다 타자주자를 3루까지 진루시킨 동시에 역전패 빌미를 제공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고군분투가 잦은 불펜 에이스 정재훈이 백네트까지 달려가 공을 잡았지만 이미 10점째 동점 주자가 홈을 밟았고 타자주자는 3루까지 진루했다. 이후 강동우의 중전 안타로 두산은 10-11로 어이없는 패배를 당했다.
 
양의지의 투혼에도 불구, 두산은 최근 3연패에 빠지며 난국 타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접전 속에서 고통을 참고 공을 놓지 않았던 양의지의 투지가 더욱 안타까웠던 27일 경기였다.
 
farinelli@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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