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박용택·배영수, 가치 증명한 FA 모범생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28 10: 20

FA 먹튀. 이제는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지난 2000년 도입된 FA 제도는 한때 프로야구의 재앙처럼 보였다. 많은 스타급 선수들을 벼락 부자로 만들었지만,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았다. 고액 몸값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선수들이 많았고, 한동안 FA 시장은 기피해야 할 곳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올 겨울 FA 시장이 다시 한 번 뜨거워질 전망이다. FA 모범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KIA 이범호(30), LG 박용택(32), 삼성 배영수(30)가 대표적이다.
올해 초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생활을 정리하고 1년간 계약금 8억원, 연봉 4억원 등 총액 12억원에 KIA 유니폼을 입은 이범호는 외부 FA 영입 모범생으로 떠올랐다. 45경기에서 155타수 50안타 타율 3할2푼3리 10홈런 44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타점 부문에서는 부동의 1위에 올라있고 리그에서 가장 많은 7개의 결승타를 터뜨리는 등 KIA 타선의 확실한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FA 계약 직후 커리어 하이 시즌이라는 전례없는 모범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KIA의 외부 스타 영입 실패 잔혹사도 이범호가 제대로 끊었다.

LG 4번타자 박용택도 그렇다. 지난 겨울 FA 자격을 얻은 박용택은 최대 4년간(3+1), 계약금 8억원(5억+3억), 연봉 3억5000만원 등 총액 34억원에 LG에 잔류했다. LG의 프랜차이즈가 되고자 마이너스 옵션도 감수하고 사인했다. 그리고 실력으로 마이너스를 지우고 있다. 45경기에서 169타수 56안타 타율 3할3푼1리 9홈런 35타점 10도루. 타격 3위, 최다안타 1위, 홈런 공동 4위, 타점 공동 2위, 도루 공동 6위 등 타격 전 부문에 고르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장으로서 LG 상승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절대 중심축이다.
삼성 배영수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 진출을 시도하다 무산된 뒤 2년간 계약금 6억원, 연봉 4억원, 옵션 1억5000만원 등 총액 17억원에 삼성과 재계약한 배영수는 올해 7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 중이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거두며 원조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선발등판 평균 5.5이닝을 던져줄 정도로 선발로서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부상 경력이 있는 투수의 FA 성공 사례는 보기 힘들다. 배영수는 수술한 뒤 역경을 딛고 일어선 FA 모범 사례를 향해 한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KIA는 이범호의 영입을 통해 타선을 보강하고 3루 수비 약점을 메웠다. 팀 전체적으로 어마어마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LG도 박용택의 잔류로 상징적인 스타를 남긴 가운데 타선의 폭발력이 배가 됐다. 삼성도 배영수라는 경험 많은 투수의 존재로 튼실한 마운드를 강화할 수 있었다. 이들의 활약으로 시즌 종료 뒤 FA 시장도 요동 칠 전망. 지갑을 꺼낼 만한 가치가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