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무조건 뛰었어요".
한화 4년차 내야수 오선진(22)에게 지난 27일 잠실 두산전은 잊을 수 없는 경기였다. 이날 오선진은 9회 1사 1루에서 두산 정재훈의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포수 용덕한이 원바운드된 볼을 뒤로 빠뜨리는 사이 3루까지 질주했다. '낫아웃 3루타'라는 진기한 플레이가 연출된 것이다. 이 득점으로 한화는 10-10 동점에 성공했고 3루까지 나간 오선진은 강동우의 결승타 때 홈을 밟아 결승 득점에 성공했다.
28일 경기 전 잠실구장에서 만난 오선진은 "헛스윙을 했는데 공이 뒤로 빠지더라. 그래서 그냥 무조건 뛰었다. (상대가) 플레이를 하지 않길래 3루까지 계속 뛰었다"고 설명했다. 오선진이 헛스윙한 뒤 뒤로 빠진 공을 용덕한이 심판에게 항의하느라 쫓아가지 못했고, 투수 정재훈이 백네트까지 가서 볼을 잡아야 했다. 그 사이 오선진은 3루까지 질주했다. 상대가 넋이 나간 플레이를 할 때에도 오선진은 악착 같이 뛰며 삼진을 만회했다.

이에 앞서 오선진은 7회 대주자로 나와 한상훈의 우전적시타 때 홈에서 쇄도하다 아웃됐다. 아웃 타이밍이었지만 과감하게 바디 체킹으로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두산 포수 양의지가 왼쪽 골반뼈를 다쳤다. 오선진도 양 쪽 무릎에 타박상을 입었지만 큰 부상은 아니었다. 김민재 주루코치는 "지난번 (전)현태가 다친 것도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는 주자가 다치지 않기 위해 몸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앞두고 오선진은 한대화 감독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아야 했다. 한 감독은 직접 오선진을 불러 "네가 지금 잘한 것이라고 생각하냐. 어떻게 그런 공에 방망이가 나가서 삼진을 당하냐. 상체가 자꾸 앞으로 나가니까 그런 공에 삼진당하는 것 아니냐. 정신 똑바로 차려라"고 호되게 나무랐다. 결과는 좋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과정에도 주목하는 한 감독이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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