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창, 1승보다 값진 아쉬운 호투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5.29 07: 37

웃음이 매력적인 심수창(30, LG 트윈스)이 712일 만에 승리를 거두며 웃는 듯 싶었다. 승리까지 마지막 아웃카운트 두 개. 그러나 또 다시 승리가 날아가며 그의 얼굴에는 짙은 아쉬움 섞인 웃음이 묻어 나왔다.
심수창이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여 5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가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까지 팀은 1-0으로 앞서 있었고, 팀은 9회 1사까지 3-1로 리드를 잡았다.
무엇보다 심수창은 2년 전 가장 구위가 좋았던 모습을 연상케 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무려 146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주무기인 포크볼, 슬라이더의 제구가 완벽에 가까웠다. 여기에 체인지업과 커브까지 보통 때 보다 더욱 더 예리하게 떨어지며 넥센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1회부터 마운드를 내려오는 순간까지 제구가 낮게 형성됐다.

심수창은1, 2회를 가볍게 막아낸 심수창은 3회 잠시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허준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김민성과 김민우를 범타로 처리했으나 조중근에게 우전안타를 허용 2사 1,3루가 됐다. 그러나 3번 유한준을 1루수 앞 땅볼을 유도하고 위기를 넘겼다.
위기를 넘긴 심수창은 4회와 5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뒤 6회 2사 후 유한준에게 2루수 앞 내야 안타를 내줬다. 이어 코리 알드리지에게 중견수 방면 홈런성 타구를 맞았으나 펜스 앞에서 양영동이 잡아내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러나 9회 1사 2루에서 구원투수 임찬규가 강귀태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고 심수창의 승리는 날아갔다. 712일만의 승리, 그리고 지난 2009년 5월 28일 사직 롯데전 이후 정확히 2년 만에 원정경기 승리도 사라졌다.
경기 후 심수창은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만족한다"며 애써 웃었다. 아쉬움이란 후회와 다르듯이 심수창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묻어 나온 아쉬움이었다. 그리고는 "다음에 더 잘 던지겠다"며 낮은 목소리 속에서 힘줘 말했다.
선배의 승리를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뜻하지 않은 홈런을 맞고 임찬규. 다행히 팀이 연장 10회 4-3으로 승리하며 시즌 5승째를 거뒀지만 다른 때보다 얼굴에 기쁨이 없었다. 임찬규는 "오늘은 승리인지 패전인지 모르겠다. 수창이형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고 말한 뒤 "수창이 형이 다음에는 잘 막아달라고 말해 더 미안하기도 하고 감사했다"고 대답했다.
박종훈(52, LG) 감독 역시 "오늘 심수창은 정말 잘 던졌다. 동료 선수들도 수창이에게 1승을 챙겨주고 싶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선수단 모두가 너무 부담을 가졌던 것 같다"면서 "수창이가 더 집중하고 잘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기대했다.
심수창은 비록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모두가 인정할 만한 호투를 펼쳤다. 스스로에게도 당당했고, 팀 동료들이 자신에게 얼마나 아끼는지 마음도 알 수 있었다. 아쉬움을 떨쳐내고 다음 경기에서 승리만 거두면 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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