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에 비수를 꽂을 뻔한 귀신같은 플레이였다.
한화 내야수 정원석(34)이 귀신같은 공수 활약을 펼쳤다. 정원석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11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지만 정원석은 안타 이상으로 값진 공수 활약으로 야구의 묘미를 선사했다.
1-2로 뒤진 8회 1사 1·2루에서 4번째 타석에 등장한 정원석은 두산 정재훈의 5구째 바깥쪽 공을 건드려 2루수 땅볼을 쳤다. 선행주자 최진행이 2루에서 아웃되면서 정원석은 1루에 나갔다. 2사 1·3루. 여기서 대타로 나온 이양기가 정재훈으로부터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3루 주자 전현태가 무난히 홈을 밟았고, 볼카운트 2-2에서 이미 스타트를 끊은 정원석은 3루까지 내달렸다.

그때였다. 타구를 잡은 중견수 정수빈이 2루수 오재원에게 공을 넘겼고 오재원은 허탈한 마음에 2루 베이스 근처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 순간 작은 틈을 정원석이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홈으로 쇄도했다. 뒤늦게 알아차린 오재원이 홈으로 송구했지만 정원석의 번개같은 센스와 발이 더 빨랐다. 정원석의 번뜩이는 재치에 두산 수비는 완전히 홀렸고 그렇게 한화의 귀중한 역전 득점이 만들어졌다.
정원석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3-2로 1점차 리드를 잡은 8회말 수비에서 한화는 마일영이 정수빈에게 볼넷, 오재원에게 투수를 맞고 굴절된 내야안타로 순식간에 무사 2·3루 위기에 내몰렸다. 다음 타자는 3번 김현수. 여기서 김현수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다. 마일영의 3구째를 공략한 것이 라이너성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그때 1루수 정원석이 전광석화처럼 볼을 캐치했다. 직선타 아웃. 김현수는 허탈한 듯 한동안 멍하니 서있었다.
정원석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사 만루에서 최준석의 1루 쪽 파울플라이를 끝까지 따라가 캐치한 뒤 혹시 모를 태그업을 대비, 곧바로 송구 자세로 전환해 3루 주자 정수빈을 묶어뒀다. 완벽한 수비였다. 비록 이성열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한화의 승리는 날아갔지만 정원석의 번뜩이는 귀신같은 플레이는 뜨거운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waw@osen.co.kr
<사진> 잠실=박준형 기자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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