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가면 '벌금 1000만원' 슬픈 사연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1.05.30 08: 19

"선수들을 믿지 못하는 현실이 답답하다".
대구 FC의 이영진(48) 감독이 최근 K리그를 뒤흔든 승부조작 파문과 관련해 꺼낸 얘기다. 이영진 감독은 승부조작이 대전 시티즌과 광주 FC 등 가난한 시민구단과 연루됐다는 사실에 긴장하고 있었다.
브로커들이 저연봉 선수들을 주로 노렸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대구도 승부조작과 무관하다고 자신할 수 없기 때문. 이영진 감독이 소속팀 선수들의 외부 노출을 최대한 막기 시작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PC방 출입에 벌금을 1000만 원 매긴 것은 일종의 상징.

이영진 감독은 "현 상황을 살펴보면 선수들이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 많다. 승부조작의 위험에 노출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 속마음을 말하자면 선수들의 인터넷 사용도 막고 싶다. 외부 노출을 막고 있지만 완벽한 대책이 아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이영진 감독은 "그동안 우리의 대책이 부족했다. 중국의 축구가 왜 몰락했는가? 바로 승부조작 때문이 아니었나? 바로 옆에서 지켜봤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 우리의 생각이 안일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영진 감독의 토로는 승부조작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지난 26일 프로축구연맹이 비상회의를 갖고 당분간 스포츠토토의 무기한 중단을 결정했지만 이 정도로는 승부조작을 막기에 부족하다는 생각에서다.
이영진 감독은 "개인적으로 리그 중단이 승부조작 근절의 강력한 조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2~3주라도 시간을 마련할 수 있다면 승부조작을 근절시킬 수 있는 대책을 준비할 수 있다. 일정을 바꾸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고민할 가치는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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