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한화, 든든한 선발과 열악한 불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30 13: 09

마운드의 양극화인가.
5월 한화 상승세에는 마운드의 역할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한대화 감독은 "투수들이 버텨주니까 승부가 가능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한 감독은 "선발들은 잘해주고 있지만 불펜이 문제"라며 고민을 드러냈다. 류현진-안승민-김혁민-양훈-장민제로 이어지는 선발 독수리 오형제가 활약하고 있지만 선발의 호투를 지켜야 할 불펜이 믿음을 주지 못하면서 아쉬운 경기를 연발하고 있다.
선발진은 정말 만족스럽다. 만 25세 이하 토종 투수들로 5인 선발진을 구성했다. 특히 파이어볼러 김혁민의 각성이 어마어마한 효과를 낳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우리 투수들이 좋아진 건 김혁민 덕분이다. 다른 투수들도 많이 자극받고 있다. 김혁민 효과"라고 했다. 이들이 기본적으로 5이닝을 소화하면서 선발진이 안정감있게 돌아가고 있다. 5월 한화는 선발진 평균 투구이닝이 5.57이닝으로 리그 3번째다. 그만큼 잘 버텨주고 있다.

대조적으로 불펜은 전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필승카드' 박정진을 제외하면 마땅히 믿고 내보낼 만한 투수가 없다. 갈수록 박정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6일 대전 SK전에서 3이닝 55구를 던졌던 박정진은 이튿날 잠실 두산전에도 나와야 했다. 한대화 감독은 "그때 마일영과 박정진을 놓고 계속 고민했다. 그래도 박정진이 훨씬 더 안정감있으니 원포인트라도 쓰자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정진은 철인이 아니었다.
이날 공 9개를 던진 박정진은 파울 3개를 빼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한 공이 없었다. 결국 이종욱을 상대로 볼 2개를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그 장면을 지켜본 정민철 투수코치는 "속상하다. (박)정진이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그를 대신할 만한 선수가 없다 보니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그러나 박정진의 공백은 이틀 뒤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한대화 감독은 "최소 3일은 쉬어야 한다"며 그를 기용하지 않았고, 팀은 역전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허망하게 재역전패했다.
한화는 5월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4.00으로 전체 5위다. 투구이닝까지 고려하면 리그에서 손꼽힐 만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그러나 5월 불펜 평균자책점은 5.73으로 최악이다. 4점대인 팀도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뼈아프다. 때문에 지난 27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선발 김혁민이 마무리로도 나와야 했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385)에서 나타나듯 약점이 명백한 마무리 오넬리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기 바쁘다. 한 감독은 "나도 원래 외국인 마무리는 손해를 많이 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만큼 불펜 자원이 없기 때문이다. 승리조와 패전조도 따로 없다"며 답답해 했다. 6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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