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는 접전이 많다. 전반적으로 마운드가 방망이를 압도하면서 투고타저 양상으로도 흐르고 있다. 자연스럽게 희생번트가 많아졌다. 지난해 경기당 1.38개가 나왔던 희생번트는 올해 경기당 1.45개로 늘어났다. 희생번트 결과에 따라 각 팀들의 희비도 조금씩 엇갈리고 있다.
▲ 희생번트 1위 SK
SK는 2009년(128개)·2010년(147개)에 이어 올해도 56개로 8개 구단 중 희생번트가 가장 많다. 철저하게 조직야구로 구축된 SK는 특정선수에 의존하지 않는다. 선취점을 내고 5회까지 리드하는 것을 최선의 가치로 여긴다. SK는 선취점시 22승4패, 5회까지 리드시 18승3패라는 호성적을 내고 있는 팀이다. 김성근 감독으로서는 승리로 가는 길목이 되는 선취점과 5회까지 리드를 위해서는 점수를 짜낼 수밖에 없다. 장타력을 갖춘 최정이 팀내에서 가장 많은 10개의 희생번트를 기록할 정도. SK는 희생번트를 댄 31경기에서 20승11패를 기록했으며 희생번트 후 결승타도 6개로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 희생번트가 많은 팀은 한화(44개)다. 한화는 승부처에서 해결할 수 있는 베테랑 타자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방망이가 막강한 팀은 아니다. 희생번트로 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에 옮겨 놓아야 득점성공률이 높다. 한화는 희생번트 후 득점성공률이 54.5%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좋다. 이여상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11개 희생번트를 댔다. 한화는 희생번트를 한 25경기에서 15승10패를 거뒀고, 2개 이상 댄 경기에서는 9승3패라는 매우 좋은 성적을 냈다. 희생번트 후 결승타도 SK와 함께 6개. 한대화 감독이 강조하는 작전야구가 조금씩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 희생번트 성공률 1위 LG
2위를 달리며 꾸준하게 SK를 추격하고 있는 LG는 희생번트를 통해 가장 재미를 본 팀이다. LG의 희생번트 갯수는 29개로 리그에서 5번째. 하지만 희생번트 후 득점 성공률은 55.2%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희생번트가 곧 결승타로 이어진 것도 4차례. 희생번트를 기록한 19경기에서 15승4패로 삼성(15승4패)과 함께 승률이 가장 높고, 2개 이상 희생번트를 한 6경기에서 전승을 거둘 정도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희생번트를 많이 대는 것은 아니지만 이기는 경기에서는 확실하게 희생번트를 대고 경기를 잡고 들어가는 것이다.

KIA는 SK·한화 다음으로 많은 41개의 희생번트를 대고 있다. 특히 5회까지 희생번트는 29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안전주의를 지향하는 조범현 감독의 성향을 읽을 수 있는 대목. 희생번트 후 득점성공률은 48.8%로 리그 4번째지만 희생번트를 댄 27경기에서는 17승10패로 호성적을 냈다. 넥센은 32개의 희생번트로 이 부문 전체 4위에 랭크돼 있다. 희생번트 후 득점성공률은 46.9%로 뒤에서 3번째밖에 되지 않으며 희생번트시 팀 성적도 13승12패로 승률이 5할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희생번트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 선굵은 롯데-두산-삼성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떠나고 양승호 감독이 왔지만 롯데는 여전히 희생번트가 적다. 올해 희생번트가 16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은데 1위 SK보다 무려 40개나 적은 수치다. 1회 희생번트는 하나밖에 없고, 5회까지 희생번트도 5개밖에 되지 않는다. 강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희생번트를 댈 이유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당 평균 희생번트는 0.36개로 로이스터 감독의 지난 3년(0.46개)보다 훨씬 적다. 특히 5월 22경기에서는 6개밖에 되지 않는다. 작전보다는 선수들에게 맡기는 자율야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올해도 변함없이 희생번트가 적다. 22개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다. 희생번트 후 득점성공률은 54.5%로 한화와 두 번째로 높지만 희생번트를 댄 19경기에서 8승9패2무로 유일하게 5할 승률이 되지 않는다. 류중일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삼성도 희생번트가 26개로 3번째로 적다. 유일하게 1회 희생번트가 없는 팀이 바로 삼성이다. 선동렬 감독이 이끈 지난 6년간 삼성의 경기당 평균 희생번트는 0.69개였지만 올해는 0.57개로 떨어졌다. 희생번트 후 득점성공률은 38.5%로 롯데(37.5%) 다음으로 낮다. 하지만 희생번트를 댄 19경기에서는 15승4패로 호성적을 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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