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토마'이병규(37, LG 트윈스)가 5월 한달 동안 25경기에 출장 5할(95타수38안타)의 타율에 7홈런 25타점을 기록하며 MVP급 활약을 펼쳤다.
이병규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전에 1회 선제 투런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3루타만 나왔다면 사이클링히트가 되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이병규는 "사이클링히트는 전혀 아쉽지 않다. 그냥 4안타를 치고 싶었다"면서 "5월에 내가 생각해도 내가 어떻게 쳤는지 모르겠다"면서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내가 천재라고? NO, 난 노력파"
이병규는 지난 1997년 단국대를 졸업하고 LG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첫해부터 주전으로 뛰며 전경기에 출장해 3할5리의 타율에 151안타 69타점 23도루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누가봐도 보통 이상의 실력을 지닌 특별한 타자로 느껴졌다. 그래서 성실함을 바탕으로 열심히 훈련하는 타자가 아닌 천재형에 가깝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병규는 "난 천재가 아니다. 사람들이 안 보는 곳에서 얼마나 열심히 훈련했는지 아느냐"면서 "난 누가 뭐래도 노력파"라고 대답했다.
비록 이병규는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는 다른 선수들이 가지지 못한 재능을 많이 가지고 태어났다. 185cm, 85kg이라는 건장한 체격, 빠른 발, 강한 어깨, 정확한 타격, 파워, 센스 넘치는 주루 플레이까지…. 요즘 흔히 말하는 5툴 플레이어였다. 1999년 30홈런-30도루을 기록하는 등 연일 맹타로 최고 스타가 됐다. 덕분에 2006시즌을 마치고 일본 주니츠 드래건스로 이적했으나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지난해 한국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활약이 미미했지만 겨우내 열심히 훈련한 보람을 지금에서야 효과를 보고 있다.

▲"그라운드에 서는 것이 행복하다"
이병규는 "난 겨울이 싫다"고 말했다. 추위를 많이 타서? 눈이 싫어서? 아니다. 이병규는 "겨울에는 야구를 할 수가 없다. 지금처럼 그라운드에서 뛰어 다니면서 야구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난 겨울이 싫다"고 말했다. 이병규가 얼마만큼 야구를 사랑하는지 열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면서 그는 프로 15년차로서 후배들에게 야구 선수로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점들을 말했다. 이병규가 꼽은 첫 번째는 자기 관리다. 그는 "경기가 끝나면 빨리 집에 들어가서 쉬고 다음날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뒤 "그리고 절대로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부족한 점이 있다면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말한 뒤 "마지막으로 조금 잘 한다고 우쭐대서는 안 된다. 난 그러지 않았다"며 프로 15년을 돌이켰다.
▲"나는 없고 팀만 있다…목표는 우승"
그의 맹활약에 "혹시 1999년 30-30을 하던 그때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병규는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팀이 우승을 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라며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고 그냥 컨디션이 좋아서 잘 맞는 것 같다"며 웃었다.
팀내 최고 베테랑인 이병규의 부드러우면서 확실한 군기 덕분에 LG는 5월을 2위로 마감했다. 8년 연속 하위권 팀에 머물렀던 시절이 더 오래된 과거, 아니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고 있다. 이에 대해서 이병규는 "계속 이기다 보니까 선수들이 즐거움을 안다. 8년간 하위팀에 있었기에 자존심도 많이 상했을 것"이라며 "이제는 선수들 각자가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다"며 선수단 분위기를 설명했다.
야구를 하는 것 자체가 즐겁고 행복한 이병규. 보이지 않는 노력 덕분에 올 시즌 제2의 야구인생을 써내려 가고 있는 그는 시즌 종료 시점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생각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6월에도 그의 질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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