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박찬호 영입' 과연 실현 가능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01 07: 44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 박찬호(38)는 지난달 30일 기약없는 2군행 통보를 받았다. 7경기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 4.29라는 성적표를 남긴 채 2군으로 떨어졌다. 첫 1군 엔트리 제외 때와는 상황 자체가 달라졌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언제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로 박찬호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거뒀다. 자연스럽게 박찬호의 국내 복귀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한 번 흘러나오고 있다.
팀 성적에 한창 머리를 싸매고 있는 한화 한대화 감독도 박찬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근심 어린 표정을 지어보였다. 한화는 지난 겨울 한국 복귀 의사를 내비친 박찬호와 접촉했으나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박찬호는 17년간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일본프로야구로 거처를 옮겼다. 그러나 일본에서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우선지명권을 갖고 있는 한화에게 시선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대화 감독은 확답을 하지 못했다. 일단 박찬호가 오릭스에 소속된 선수이고 시즌 중이기 때문에 섣불리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 감독은 "내년이면 마흔살이다. 지금으로서는 명분이 잘 서지 않는다. 구단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나도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애매하다. 이범호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곤혹스런 표정을 내비쳤다. 이어 "일본으로 가지 않고 바로 왔으면 모르겠는데 지금 상황으로서는 걸림돌이 많다"고 덧붙였다.

박찬호가 한국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오는 8월16일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인 드래프트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8월15일까지 타리그에 소속된 선수는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다. 박찬호가 한국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8월15일까지 오릭스에서 방출돼 자유의 몸이 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이것이 아니면 특별규정이 만들어져야 가능한 일인데 나머지 구단들의 동의와 여론이 형성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런저런 절차들이 까다롭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다. 박찬호가 신인 드래프트에 나온다 하더라도 한화가 쉽게 지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리빌딩을 하고 있는 한화에서는 젊은 선수가 필요하다. 내년이면 우리나이 마흔살이 되는 박찬호의 매력은 예전과는 그 차이가 크다. 물론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로서 상징성과 상품가치가 있지만 프로는 지금 당장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자리다. 수준급 선수들이 나올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지명권 한 장을 포기하기란 아깝다. 젊은 선수 한 명 한 명이 아까운 한화 입장은 더 그렇다.
결정적으로 박찬호가 한국에서 통할 수 있을지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당장 박찬호가 국내에 와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타자들의 수준도 많이 높아졌다"는 것이 야구인들의 평가.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진 가운데 볼을 끈질기게 커트하는 한국 스타일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그냥 포기하기에는 아까운 카드임에 분명하다. 한화로서는 신인 드래프트에 나서지 않고 특별조항으로 박찬호를 끌어들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구단 경영진이 바뀌었으니 하고자 하는 의지는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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