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선수생활 하면서 또 한 번 치겠죠".
SK 내야수 최윤석(24)이 프로 데뷔 첫 홈런포를 쏘아올렸지만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31일 두산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문학구장에서 만난 최윤석은 나흘전이던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2회 선제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홍익대를 졸업한 후 2010년 SK에 입단한 최윤석에게는 의미있는 프로 데뷔 첫 홈런포였다.

특히 최윤석은 데뷔 첫 해던 작년 9푼2리로 1할도 되지 않는 시즌 타율로 팀 동료들에게 '구푼이'라는 명예롭지 못한 별명까지 얻었다. 이 홈런 한 방은 지난 시즌의 악몽을 씻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게다가 올 시즌 최고 좌완 중 한 명인 차우찬으로부터 쳐낸 것이었다. 올 시즌 타율도 1할 정도가 아니라 3할대를 치고 있다.
하지만 최윤석은 "솔직히 넘어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얼떨떨하고 기분은 좋았지만 팀이 져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실제로 당시 SK는 최윤석의 홈런포로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선발로 나선 김광현이 난조를 보이면서 곧바로 역전이 됐다. 홈런의 여운을 음미할 시간조차 없었다. 결국 팀이 패하면서 최윤석의 데뷔 첫 홈런의 기쁨도 퇴색돼 버렸다.
게다가 홈런볼을 되돌려 받으리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선수라면 누구나 기념비가 되는 데뷔 홈런볼이다. 홈구장이었다면 팬들이 챙겨줄 수도 있는 상황. 원정경기였다는 점에서 최윤석은 이미 볼을 돌려받는다는 생각을 포기한 상태였다.
최윤석은 "원정경기인데 누가 (데뷔 홈런볼을) 갖다 주겠나. 아쉽지만 미련은 갖지 않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또 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계속 연연해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또 "그날 경기가 이겼다면 기분이 좋겠지만 팀이 지면서 별로 흥이 나지 않더라"고 덧붙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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