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환-서동환, 2군이 마련한 돌파구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6.01 10: 27

예상치 못했던 선수들의 좋은 활약이 팀의 5월 처음이자 마지막 연승을 이끌었다. 동시에 앞으로 대반격을 펼칠 수 있는 디딤돌을 놓았다. 두산 베어스 포수 최승환(33)과 우완 서동환(25)의 최근 활약은 분명 뜻깊다.
 
두산은 지난 5월 29일 한화전과 31일 SK전서 각각 6-3 역전승, 4-1 승리를 거뒀다. 5월 들어 극심한 부진(7승 1무 17패, 8위) 속 2위에서 6위(20승 2무 24패, 31일 현재)까지 추락한 두산이 거둔 5월 처음이자 마지막 연승이었다.

 
그 가운데 올 시즌 1군 전력으로 평가받지 못했던 최승환과 서동환의 활약이 뛰어났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2009년 정포수로 활약한 동시에 올스타전 감투상까지 차지했던 최승환이지만 그는 잇단 무릎 부상으로 인해 올 시즌 개막 엔트리서 제외되고 2군에서 시간을 보냈다.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을 듯 했던 상황에서 최승환은 양의지의 부상에 따른 2군행으로 지난 28일 시즌 처음 1군에 등록되었다. 그리고 그는 29일 선발 홍상삼의 6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를 이끈 동시에 쐐기 2타점으로 승리에 공헌했다. 31일서도 서동환의 적극적인 투구 패턴을 유도해 선두팀을 잡는 활약을 펼쳤다.
 
이는 양의지, 용덕한과 다른 최승환의 리드 스타일이 낳은 결과. "서동환도 잘 던졌지만 최승환의 리드가 굉장히 좋았다"라고 평가한 두산 전력분석팀은 "양의지와 용덕한이 타자의 허를 찌르는, 맞지 않는 리드를 펼친다면 최승환은 적극적으로 낮은 공을 주문해 범타를 유도하는 공격적 리드를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1군 복귀 조차 어려워보이던 베테랑은 그렇게 팀 승리에 공헌했다.
 
서동환의 호투도 팀에 신선한 충격이 되었다. 신일고를 졸업하고 2005년 2차지명 전체 2순위로 계약금 5억원에 입단했던 서동환은 지난 6시즌 동안 단 1승에 불과했던 잊혀진 유망주. 두 번의 팔꿈치 수술과 허리 부상 속에서 2008년 이후로는 일본 전지훈련 조차 참가하지 못했다.
 
좋은 볼 끝을 지니고 있으나 고질적인 제구 불안이 김경문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두산 사정에 정통한 한 야구인은 "당장 방출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팀 내 기대치가 사라졌다"라며 서동환이 그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음을 안타까워하기도.
 
그러나 SK전서 서동환은 감독이 좋아하는 투구로 잔류군 설움을 떨쳤다. 5이닝 동안 70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2개) 1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둔 것. 빠른 공을 던졌으나 제구가 들쑥날쑥했던 이전과 달리 서동환은 구속을 낮추고 타자의 방망이를 유도해내는 배짱투를 선보였다. 잠시 동안의 우천 정지로 어깨 감각을 잃을 우려에도 불구, 그는 기대 이상의 활약 펼쳤다.
 
"경기 전 비 예보가 있어 걱정했었는데 결국 경기를 했다. '비도 이겼는데 경기도 이길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나섰고 승리를 따냈다. 부모님이 가장 먼저 생각나고 눈물이 날 것 같다. 앞으로 투구수를 늘리고 유리한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공을 신중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과거 두산은 시즌 전 최하위권 예상을 뒤집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미라클 두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연속된 악재 속 5월 침체의 길을 걸었던 두산. 최승환과 서동환이 잃어버렸던 '미라클 두산'의 근성을 깨우고 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최승환-서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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