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감독, "김혁민, 잘해야 별명 바꿔준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01 18: 00

"어이, 괴뢰군!".
1일 대전구장. 삼성과의 홈경기를 앞둔 한화 한대화 감독이 라커룸 안으로 들어가던 5년차 우완 투수 김혁민(24)을 불러세웠다. 한 감독은 "어제 느낀 게 있나?"라고 김혁민을 쏘아붙였다. 김혁민은 지난달 31일 대전 삼성전에 선발등판, 6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한 감독은 "변화구 제구가 되지 않더라. 상대 타자들이 직구만 노리고 들어온다. 너도 느낀 게 있지?"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김혁민은 "그렇습니다. 더 연구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한 감독은 "일단은 지금 별명 그대로 간다. 잘해야 별명을 바꿔줄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김혁민의 별명으로는 북한을 연상시키는 괴뢰군, 인민군, 동무 등이 있다. 깡마른 체구와 매서운 눈매가 북한군인을 연상시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김혁민은 이 별명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는 "북한 말고 대한민국과 관련된 별명이라면 뭐든지 좋다"며 새로운 별명 공모에 나서기도 했다.
김혁민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한대화 감독이 "내가 직접 별명을 지어줘야겠다"며 한동안 머리를 싸매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에서 김혁민이 좋은 구위에도 불구하고 변화구 제구가 되지 않자 한 감독이 별명 짓기를 뒤로 미뤘다. 한 감독은 "어제 최형우한테 홈런을 맞은 것도 볼카운트가 몰리니 직구를 노리고 들어간 것"이라며 "아무리 구위가 좋아도 변화구 제구가 되지 않으면 힘들 수밖에 없다"고 김혁민에게 숙제를 부여했다. 이날 김혁민은 101개 공 중에서 74개가 직구였다.
한 감독은 "김혁민의 별명을 한 번 연구해 보겠다"고 했다. 단, 김혁민이 잘 던졌을 경우라는 단서가 달려있다. 과연 '야왕' 한 감독이 김혁민에게 어떤 별명을 하사할지 흥미롭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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