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한 명이 없는 동안 젊은 선발 투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
선발진에서도 '화수분 야구'가 펼쳐지길 바라는 감독의 마음이다.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이 이용찬(22)-홍상삼(21)-서동환(25)으로 이어지는 젊은 우완 선발 3인방에 대한 기대감을 비췄다.

김 감독은 1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서동환의 전날(5월 31일) 5이닝 1실점 쾌투를 칭찬했다. 2005년 팀 2차 1순위(계약금 5억원)로 입단하며 큰 기대를 모았으나 번번이 제구 난조와 부상에 신음했던 서동환은 31일 SK전서 5이닝 3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2개) 1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특히 앞서 던졌던 선발 유망주들의 호투 릴레이가 서동환 차례까지 이어졌다는 점은 팀에 더없이 고무적인 일. 지난해까지 2년 간 51세이브로 뒷문지기 노릇을 했던 이용찬은 올 시즌 초보 선발로서만 1승 2패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 중이다. 기록은 좋은 편이 아니지만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다는 평.
또한 2009시즌 선발 9승을 따냈으나 이후 기대에 어긋났던 홍상삼은 지난 5월 29일 잠실 한화전서 6이닝 1실점 비자책 쾌투를 펼쳤다. 젊은 투수들이 경기를 만들어가는 선발 투수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은 김 감독에게도 고무적인 일.
실제로 김 감독이 처음 부임한 2004시즌 이후 두산은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에 의존하는 선발진으로 계속 운용되었다. 병역 파동에 이은 박명환(LG)의 FA 이적이 겹치며 국내 선수 선발 요원이 꾸준히 활약한 예가 거의 없다. 그나마 선발로 기회를 얻었던 김명제는 2009년 말 음주 교통사고 후 선수생활 재개가 불투명하다.
여기에 2006년 고교 서울권 대어로 꼽혔던 임태훈(서울고 졸), 이용찬(장충고 졸)은 첫 풀타임 시즌서 계투 역할을 했다. 선발진의 큰 축이 외국인 투수 혹은 베테랑 김선우로 쏠려있던 상황에서 미래를 짊어질 대체 선발이 나오지 않았던 두산의 현실이다.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라며 일말의 아쉬움도 비춘 김 감독. 그러나 김 감독은 "젊은 선발 3인방을 안정적으로 활용하면서 팀을 운용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손시헌, 이종욱, 김현수 등이 신고선수 혹은 방출생에서 성공 반열에 오르며 만들어진 '화수분 야구' 수식어를 선발진에서도 기대한다는 뜻이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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