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33, KIA 타이거즈)이 오랜만에 '서덕스'라는 메이저리그 시절 별명을 연상케 할 정도로 위력적인 체인지업으로 LG 트윈스 강타선을 제압했다.
서재응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삼진 6개를 곁들여 5피안타 1사사구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무엇보다 서재응은 이날 92개를 던지는 동안 체인지업을 47개나 뿌렸다. 직구가 22개였던 것에 비교하면 체인지업 비율이 직구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전체 투구수를 놓고 비교해도 두 개 중에서 한 개가 체인지업이었다.

이날 서재응의 체인지업은 최고 134km에서 최저 122km까지 12km의 구속 차이와 함께 좌타자에게는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우타자에게는 몸쪽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파고 들었다.
이유가 있었다. LG는 이병규를 비롯해 박용택, 조인성 등 파워가 좋은 타자들이 많다. 자칫 몸쪽 직구 또는 슬라이더를 던졌다가는 홈런을 맞을 위험이 높다. 직구와 슬라이더의 히팅 타이밍 역시 비슷한 면도 있다.
이 때문에 서재응은 직구에 비해 한 타이밍 정도 죽일 수 있는 체인지업을 좌타자 바깥쪽으로 던져 범타 유도를 계획했다. 우타자에게는 몸쪽으로 던져 3루수 땅볼 유도를 계획했다.
1회 2사 1,2루에서 정성훈을 상대로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131km 체인지업으로 3루수 앞 땅볼을 유도해 범타로 처리한 서재응은 4회 1사 2,3루 실점 위기 상황에서 홈런타자 조인성을 상대로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몸쪽 128km 체인지업으로 3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서재응은 5회 또 다시 위기 순간 체인지업을 구사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서재응은 5회 2사1루에서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병규와 상대했다. 서재응은 앞선 두 타석 모두 이병규에게 안타를 맞았다. 1회 첫 타석에서는 커브,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직구를 던지다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내줬다.
그래서 서재응은 이병규와 세 번째 맞대결에서는 체인지업을 조커로 깨내들었다.
서재응은 8구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 끝에 이병규를 스탠딩 삼진을 잡아내는 과정에서 체인지업을 5개나 던졌다. 2구째 126km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서재응은 6, 7, 8구 모두 체인지업을 던지는 두둑한 배짱을 보였다.
서재응의 호투에 KIA는 이종범의 3안타와 김선빈의 3타점에 힘입어 8회 현재 LG에 5-1로 앞서 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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