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 용병' 니퍼트의 값진 선발승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6.02 08: 34

"어려운 팀 사정에 자신도 힘을 보태려는 그 심성이 정말 고맙다".
 
착하고 영리하고 야구도 잘한다는 것이 그를 가리키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1선발 더스틴 니퍼트(30)가 팀의 일원으로 녹아들고 있다.

 
니퍼트는 지난 1일 문학 SK전서 7⅔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1개) 1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치며 시즌 5승(2패, 2일 현재) 째를 거뒀다. 지난 5월 한 달간 2패 만을 떠안았던 불운을 스스로 날려버리는 값진 호투였다.
 
이날 승리로 니퍼트는 평균자책점도 2.26까지 낮추며 동료 김선우(1.94)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지난 5월 15일 잠실 SK전서 1⅔이닝 4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던 굴욕을 씻는 활약이 돋보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텍사스에서 활약하는 동시에 디비전시리즈 출전 경력까지 자랑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던 니퍼트. 그는 팀의 기대치에 걸맞는 실력에 착한 성품까지 인정받으며 선수단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자신의 등판을 앞둔 경기 전 스스로 러닝에 나서는 니퍼트를 대견하게 지켜보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야구도 잘하지만 심성 자체가 너무 고맙다. 팀이 어려울 때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 지 찾아서 도우려고 하고 다른 이의 어려운 부분이 있을 때는 기꺼이 돕더라. 정말 잘 데려온 것 같다".
 
한 코치 또한 "야구도 잘하는 데 착하기까지 하다"라며 칭찬했다. 투수 조장 김선우도 니퍼트에 대해 "영리하고 성격도 좋은 투수"라는 평을 아끼지 않았다. 1일 경기 전에도 그는 자신에게 수모를 안겼던 SK 타자들의 분석표를 꼼꼼하게 살피며 경기를 준비했다. 5회 내야 실책으로 1사 만루 위기를 맞았음에도 니퍼트는 굳건하게 마운드를 지켜 승리를 따내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우리 팀이 굉장히 힘든 5월을 보냈는데 연승 바람을 타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다. 컨디션에는 문제가 없었다. 특히 최승환과는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정말 좋은 리드를 펼쳐줬다". 경기 후 그는 자신의 시즌 5승보다 팀과 동료에 대해 더 큰 의미를 두었다. 왜 니퍼트가 팀에서 사랑을 받는 지 알 수 있던 순간.
 
니퍼트가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내년에도 잔류할 수 있을 지는 보장할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외국인 선수라도 타국에서의 생활은 그들에게 비즈니스이기 때문인데다 머니 게임에서 일본 시장을 이길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 그러나 경기 내외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니퍼트가 올 시즌 팀 구성원으로서 제대로 녹아들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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