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생각할 겨를이 없다".
한화 4번타자 최진행(26)이 긴 침묵에서 깨어났다. 최진행은 지난 1일 대전 삼성전에서 5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시즌 11호 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이로써 최진행은 이 부문 1위 이대호(롯데·13개)와 2위 최형우(삼성·12개)를 바짝 추격하며 3위로 뛰어올랐다. 최근 5경기에서 19타수 8안타 타율 4할2푼1리 2홈런 6타점으로 살아났다. 이 기간 동안 삼진도 2개밖에 당하지 않았다.
삼성전 투런포는 대전구장에서 오랜만에 터뜨린 아치였다. 지난달 8일 대전 넥센전 이후 24일만이었다. 무엇보다 노림수로 만들어낸 홈런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볼카운트 2-2에서 윤성환의 바깥쪽 낮은 커브를 골라낸 후 몸쪽 직구를 노려쳐 좌측 담장으로 훌쩍 넘거버렸다. 그는 "중요한 상황에서 노리고 있던 몸쪽 직구로 비슷하게 와서 좋은 타구가 나올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비에서도 7회 2사 만루에서 배영섭의 잘 맞은 타구를 따라가 캐치했다. 그는 "많이 어려운 타구는 아니지 않았나"라며 무덤덤하게 말했다.

이제 홈런 레이스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5월에만 7홈런을 몰아친 그는 6월 첫 경기부터 시원한 대포를 가동했다. 그러나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솔직히 1위와 홈런 갯수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주위에서도 홈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렇지만 지금은 정말 욕심 없다. 시즌의 3분의 1밖에 지나지 않았다. 앞으로 경기를 더 많이 해야 한다. 1경기 1경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느 정도 성적이 나면 그 이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겠다"는 것이 최진행의 말이다.
최진행이 말을 아끼는 것은 시즌 초반 거듭된 부진 때문이다. 상대의 집중 견제와 타격 밸런스 붕괴로 5월 중순까지도 힘든 나날을 보냈던 최진행이다. 그런 그를 향해 한대화 감독도 "더 성장해야 한다. 타율을 더 높이고 선구안을 길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낙 시즌 초반에 못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최진행의 진심이다.
최진행의 부활로 한화도 강력한 클린업 트리오 구축이 가능하게 됐다. 특히 앞타석의 장성호에 곧 있으면 가세할 카림 가르시아와 좌-우-좌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 최진행은 "(장)성호형이 앞에서 워낙 잘 치고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된다"며 "가르시아도 펜스 바로 앞에서 잡히는 타구가 많았다. 대전구장에서는 홈런을 많이 칠 수 있을 것이다.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최진행이 한마디했다. "나만 잘하면 된다". 4번타자 최진행이 깨어나면서 한화도 점점 무서워지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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