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이 안 떨어진다" 류현진의 고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02 10: 17

"요즘 체인지업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한화의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이 고민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지난 1일 대전 삼성전에서 7이닝 6피안타 3볼넷 8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5승(5패)째를 따냈다. 이날 승리로 다른 7명의 투수들과 다승 공동 2위 자리를 공유하게 된 류현진은 투구이닝(78⅓)-탈삼진(83개)에서 나란히 1위를 질주했다. 평균자책점도 3.91에서 3.79로 소폭이나마 낮췄다.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점점 본래의 자리를 되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류현진은 만족스런 표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요즘 체인지업이 잘떨어지지 않아 걱정"이라고 이야기했다. 류현진에게는 서클체인지업이라는 전가의 보도와 같은 무기가 있다. 직구를 던질 때와 똑같은 팔 스윙으로 나오는 류현진의 서클체인지업은 직구처럼 오다가 우타자 기준으로 홈플레이트 앞에서 바깥으로 떨어진다. '알고도 당한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서클체인지업의 각이 상당히 날카로웠다.

그러나 요즘 류현진은 서클체인지업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체인지업이 직구와 비교해서 스피드만 차이고 있을뿐 떨어지지 않으니까 타자들이 잘 받아치더라. 떨어지지 않으면 놓치지 않더라. 올해 피홈런이 많은 것도 결국 체인지업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커브의 비율을 높여가며 투구 패턴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빠른 직구와 느린 커브의 조합으로 재미를 보고 있지만 그래도 결정구는 체인지업이다.
삼성전에서 류현진은 오정복·손주인·김상수로 이어지는 하위 타자들에게 피안타 6개를 모두 맞았다. 이에 대해 그는 "모두 체인지업이 제구가 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7회 2사 만루에서 배영섭에게 맞은 타구도 좌익수 최진행이 잘 잡았기에 망정이지 자칫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뻔했다. 류현진은 "그것도 체인지업이 떨어지지 않은 것이다. 맞는 순간 움찔했는데 (최)진행이형이 잡아줘서 정말로 고마웠다"고 했다. 떨어지지 않는 체인지업은 곧 실투다.
한대화 감독도 류현진에게 종으로 떨어지는 스플리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감독은 "류현진이 삼진을 잡는 능력은 최고다. 하지만 투구수를 아끼기 위해서는 체인지업뿐만 아니라 다른 구종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스플리터 같은 것을 장착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인지업도 좋지만 그것에만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였다. 류현진은 "특별히 삼진을 많이 잡으려고 의식하는 건 없다"며 "감독님 말씀이 전부 다 맞다"고 말했다. 승리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고민을 안고 있는 류현진. 앞으로 또 어떻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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