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이 자주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뻥~뻥"이다. 타자들이 큰 타구를 쳐줬으면 하는 바람에 말로나마 그렇게 이야기한다. 그러나 류 감독의 바람과 달리 삼성 타자들이 좀처럼 뻥뻥 치지 못하고 있다. 48경기에서 팀 홈런이 30개밖에 되지 않는다.
삼성은 올해 마운드가 강하다. 차우찬-카도쿠라-배영수-윤성환-장원삼에 정인욱과 안지만까지 6인 선발 로테이션을 돌려도 될 정도로 선발이 안정돼 있다. 마무리투수 오승환을 필두로 정현욱-권오준-안지만의 불펜도 강하다. 팀 평균자책점 부문 2위(3.11)에 올라있는데 1위 SK(3.07)와 1~2위 자리를 거의 매일 바꿔가고 있다. 류중일 감독도 "투수들은 걱정이 없다"고 할 정도로 믿음이 크다.
그러나 팀 타선이 터지지 않아 고민이다. 당초 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때만 하더라도 '화끈한 공격야구'를 주창했었다. 그러나 마운드만 나날이 더 견고해질 뿐 타선은 점점 뒤로 가고 있다. 올해 삼성의 팀 타율은 2할4푼5리로 한화(0.237) 다음으로 낮다. 경기당 평균 득점은 4.38점으로 리그 4위에 올라있지만 화끈한 공격야구와는 거리가 있다. 류 감독도 "방망이만 살아나면 조금 더 쉽게 갈텐데 답답하다"고 말한다.

류 감독은 "장타가 너무 나오지 않는다. 2루타 이상 큰 타구가 많지 않다. 홈런도 (최)형우밖에 치지 못하고 있다. 장타가 터지면은 참 편할텐데…"라며 입맛을 다셨다. 삼성은 48경기에서 팀 홈런이 30개로 전체 5위에 불과하며 팀 장타율(0.350)도 6위밖에 되지 않는다. 2·3루타도 68개로 한화(57개) 다음으로 적다. 최형우(12개)를 빼면 홈런을 5개 이상 때려낸 장타자가 없다. 박석민이 4개를 쳤을 뿐이다.
장타가 터지지 않는 데에는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의 부진도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가코는 48경기에서 타율 2할4푼8리에 1홈런 23타점에 그치고 있다. 결승타를 4개로 중요할 때에는 또박또박 주자를 불러들이고 있지만 "그 정도는 가코가 아닌 국내 타자들도 할 수 있다"는 게 현장의 이야기다. 외국인 타자는 장타가 최우선이라는 점에서 가코의 부진은 삼성에 치명적이다. 그러나 시즌 중 외국인 타자로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다.
류 감독은 "박빙의 승부에서는 한 점만 뽑아줘도 뒤에 (오)승환이가 있기 때문에 든든하다. 그런데 그 한 점 얻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희망을 걸어야 할 부분은 결국 부상병들의 복귀다. 채태인 조동찬 강봉규 등 부상병들이 복귀를 서두르는 중이다. 류 감독은 "아무래도 부상선수들이 돌아오면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겠나. 우리팀은 원래 더워지면 잘하는 스타일"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금 당장 터지지 않는 타선에 답답한 마음은 감출 수 없어 보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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