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인 "남의 노래로 데뷔하긴 싫었다"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06.02 10: 26

 
엠넷 ‘슈퍼스타K2'로 스타덤에 오른 가수 장재인이 첫 데뷔앨범 ‘데이 브레이커’를 발표하고 냉정한 심사위원보다 더 냉정한, 대중 앞에 섰다.
 5곡의 수록곡을 모두 작곡, 작사, 편곡, 연주, 프로듀싱까지 한 이 스무살 소녀는 “남의 노래로 데뷔하긴 싫었다”고 당차게 말했다.

 타이틀곡 ‘장난감 병정들’은 획일화를 강요하는 이 사회에 대한 장재인의 솔직한 생각을 담은 노래. 공부를 열심히 해야 했다는 중고등학생 시절 기억부터 최근 방송가에서 비슷한 노래와 외모를 강요 받았던 경험까지 두루 담아낸 곡이다.
 “개성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에 대한 제 분노예요.(웃음) 저도 좋은 곳에 취직하기 위해 공부를 했던 때가 있었거든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다음날 새벽 1시까지 공부하는, 일반 고등학생 생활을 저도 했어요. 중학교땐 공부도 잘하는 편이었어요. 부모님이 전교 10등 안에 들면 음악을 해도 된다고 하셨는데, 전교 1등까지 했었어요.”
 가수를 꿈꾸면서 또 다른 획일화 현장을 목격해야 했다. 가요관계자들은 그가 통기타를 놓기를 바랐고, 호기심에 지원해본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방송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말투와 행동, 외모 등에 큰 변화를 줘야 했다.
 “그 프로그램 안에서도 ‘비주류’ 소리를 들었어요. 재인이가 메인을 아니지, 라는 말을 들으면서 주먹을 불끈불끈 쥐었죠. 그래서 더욱 더 내 색깔로 데뷔해야지 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남의 노래로 데뷔하긴 싫었어요. 미국이나 영국에선, 제가 하는 음악이 오히려 주류거든요. 주류에 맞추지 말고, 내 색깔로 밀고 나가면 주류가 바뀔 거라고 믿었어요.”
 역시나 그의 첫 앨범은 가요계에서 ‘모험’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다소 촌스러워도 한 귀에 쏙 들어오는 한국식 훅도 없고, 감정을 탁 터뜨려주는 클라이막스도 없다. 하다 못해 ‘슈퍼스타K2' 시청자들이 좋아해줬던 통기타 조차 매지 않았다. 대신 알록달록한 의상과 발랄한 율동, 톡톡 튀는 멜로디와 가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번 앨범은 향후 30년의 제 음악을 압축해둔 알집 파일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수록곡 장르가 모두 다 달라요. 대중의 입맛은 모르겠어요. 대중에 맞춰 뭘 다듬기 보단, 그냥 제 안에서 나오는 걸 그대로 토해냈어요. 물론 최근 좌절감도 조금 느껴요. 좀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실 줄 알았는데, 딱 한 가지 면만 보시는 것 같아서 속상하기도 하고요.”
 그의 목표는 심수봉, 장필순을 잇는 대표적인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미 수많은 선배 가수들이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되는 후배로 점찍어두기도 했다. 장재인은 “계속 열심히 하면, 언젠가 문이 열릴 것이라는 굳은 신념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rinny@osen.co.kr
<사진>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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