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마케터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바로 흥행이다. 일주일이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게임들로 인해 유저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 최근에 게임 마케터들은 자신이 맡은 게임의 흥행을 위해 발로 뛰고 또 발로 뛸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아니 발로 뛰는 것 뿐만 아니라 기발한 아이디어로 게임의 흥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 3차 CBT를 마친, 2011년 기대작 중 하나인 엑스엘게임즈 '아키에이지'의 황기연 팀장을 OSEN이 만났다. 황기연 팀장은 게임 유저들을 대상으로 커뮤니티 관리와 유저 대상 프로모션을 책임지고 있다. 그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천일야화와 같은 재미를 주어야 한다"

6세기경 페르시아에서 전해지는 천일동안의 이야기를 아랍어로 기술된 설화로 아라비안나이트라고 불리는 이야기가 천일야화다. 사산왕조의 샤푸리 야르왕이 아내의 부정에 분노해 세상의 모든 여자를 증오하고 매일 신혼을 치르고 신부를 죽이는 일을 반복한다. 그런 왕이 세헤라자데라는 처녀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빠져 1천1일을 보내게 된다는 큰 줄거리를 뼈대로 하고 있다.
복수심을 누그러뜨리고 행복하게 간 천일야화의 이야기처럼 게임 역시 계속해서 신선한 즐거움을 전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황 팀장의 지론이었다.
게임의 흥행 성패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재미'이지만 마케팅적으로 흥미를 끊임없이 유발시키거나 유저들의 요청을 잘 받아들일 때 게임은 게임속에서 한 단계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3차 CBT서 '천일야화'를 콘셉트로 한 매일 밤 10시 업데이트가 있었는데 바로 황팀장의 아이디어다.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듯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전해주기 때문이다.
"한 달동안 밤을 밥 먹듯이 지세웠습니다. 이번에 한 3차 CBT는 앞으로 있을 OBT 맞춰서 최적화를 준비하는 과정의 하나죠. 유저들에게 최대한 재미를 주기 위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고요. 6일 이라는 시간은 어쩌면 게임의 전체를 보여주지 못할 수 있지만 재미있는 요소를 소개하기 위한 방법을 찾으면서 매일 밤 10시 천일야화를 참고삼아 업데이트 이슈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발로 뛰고 생각을 읽는 마케팅 "고객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
공개테스트인 오픈 베타 서비스가 아닌 비공개 테스트에 광고를 진행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게임 업계의 선례.
광고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도 하지만 직접적으로 게임에 연결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팀장이 속한 사업부쪽의 주도로 아키에이지는 광고전에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는데 성공했다. 전국 각지를 발로 뛰는 마케팅과 유저들의 눈높이 맞추기로 인해 '아키에이지'는 3차 CBT 관련 광고 초창기에 주요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와 함께 황 팀장은 고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전략이 곧 컨텐츠의 최적화로 이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차 CBT와 2차 CBT 당시에 비교하면 반응이 좋아진 걸 체감할 수 있습니다. 사실 광고만 가지고는 고객풀을 모으기 쉽지 않아요. 1차와 2차 당시 매니아 유저들이 접근했다면 지금 그들의 주변인들이 입소문을 통해서 아키에이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거죠.
마케팅 전략의 승리라고 할 수 있죠. 저희는 일부 게임들이 하는 스타마케팅이 아니지만 대신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고객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전국을 다녔습니다.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10명~15명을 콘셉트로 해서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수집했죠".

직접 퍼블리싱은 엑스엘게임즈의 도전
'아키에이지'는 이미 개발 착수 전에 300억원 이상의 개발 비용과 100명의 우수 개발인력이 투입되었으며 MMORPG의 대부로 불리는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이끌고 있다. 그렇다면 황 팀장이 속한 사업쪽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황기연 팀장의 전 직장은 MMORPG 게임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을 가지고 있는 엔씨소프트. 엔씨소프츠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면서 게임 흥행을 이어갔던 그는 이번에는 아키에이지의 흥행에 나섰다.
그 도전은 끝이 직접 퍼블리싱. 아키에이지는 국내 유명 게임퍼블리셔들의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국내 독자 서비스를 결정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일본 (게임온) /중국 (텐센트) /대만,홍콩 마카오 (기가미디어)의 수출이 이미 결정되었고 타 지역 서비스를 협의 중이다.
사실 신규게임사에게 직접 퍼블리싱은 모험에 가까운 선택이다. 가까운 예로 2011년 흥행을 주도하고 있는 '테라'는 NHN을 통해서 서비스하고 있다. 만약 테라가 독자 서비스를 했다고 해도 지금 정도의 흥행을 이어갈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이제까지 많은 게임사들이 독자 서비스를 진행했다가 실패했던 사례들을 모아보면 정말 어려운 선택이다.
"쉽지 않은 도전이죠. 요즘에는 유저들의 눈 높이 맞추기가 굉장히 어렵죠. 대체되는 것들도 많이 나왔고요.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지만 장기적으로 보기로 했고,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두려워하기 보다는 우리 유저들의 색깔을 맞추고, 회사가 긍정적인 성장하는데는 바로 독자서비스로 유저풀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우리만큼 우리 게임을 잘 서비스할 수 있는 곳은 없다는 자신감이 바탕이 됐습니다".
scrapper@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