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숙이'의 대형사고가 나왔다. 디펜딩 챔피언 SK 와이번스가 9회 김연훈의 극적인 역전 결승 끝내기 투런을 앞세워 두산 베어스의 4연승을 막았다.
SK는 2일 인천 문학구장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두산전서 9회말 1사 2루서 터진 김연훈의 좌월 역전 끝내기 투런에 힘입어 6-5로 승리했다. 2연패로 주춤했던 SK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29승 17패(1위, 2일 현재)를 기록하며 선두 순항했다. 3연승에서 제동이 걸린 두산은 21승 2무 25패로 6위.

1회초 두산은 윤석민, 김동주의 연속 볼넷으로 찬스를 잡았으나 최준석의 삼진으로 기회를 날렸다. 2회초에도 두산은 최승환의 몸에 맞는 볼, 정수빈의 유격수 내야안타와 이종욱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얻었으나 고영민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1회말 2사 2루서 정상호의 삼진으로 득점을 뽑지 못한 SK. SK는 1사 후 안치용의 볼넷과 최동수의 좌중간 안타로 1사 1,3루를 만들었다. 후속 타자 박정환의 타구는 느릿느릿 3루수 윤석민 쪽으로 흘러간 땅볼이 되었고 그 사이 안치용이 홈을 밟으며 선취점이 나왔다.
양 팀 선발 고효준과 노경은의 잇단 제구 불안에도 3회까지 추가점이 없던 경기. 4회초 두산은 최승환의 좌월 솔로포로 1-1 동점에 성공했다. 볼카운트 2-1에서 가운데로 몰린 고효준의 포크볼(124km)을 당겨친 타구로 결정력이 떨어졌던 팀 공격에 물꼬를 틔우는 한 방이었다.
이원석의 우전안타와 정수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든 두산. 두산은 이종욱의 1타점 중전 안타로 2-1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고영민의 2루수 뜬공, 윤석민 타석서 이종욱의 협살로 더 점수를 뽑는 데는 실패했다.
이후 양 팀은 선발을 모두 강판시키고 계투를 투입했다. 두산은 우완 김상현을 투입했고 SK는 2004년 팀 전체 1순위 출신 장신(195cm) 우완 윤희상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리고 한동안 2-1 두산 리드 상황이 이어졌다.
6회말 SK는 안치용의 투수 앞 내야안타로 1사 1루를 만들었고 대타 박정권을 출격시켰다. 그러자 두산은 최근 컨디션이 좋아진 고창성을 투입했다. 박정권은 고창성의 초구 직구(136km)를 배트 끝으로 당겨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이어진 1사 1,2루서 SK는 김강민을 대타로 내세웠다. 반드시 이기겠다는 양 팀의 승부수이자 경기 승부처였다. 김강민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2사 1,2루. 타석의 정근우는 볼카운트 1-3에서 고창성의 직구(135km)를 제대로 당겼다. 의심의 여지가 없이 제대로 날아가 4-2를 만드는 좌월 역전 스리런이었다.
7회초 두산 공격. 선두타자 이종욱의 중전 안타 이후 고영민이 유격수 뜬공, 윤석민이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김동주의 볼넷으로 2사 1,2루가 되었다. 타석에 선 최준석은 이승호의 공을 밀어쳤고 이는 우익수 조동화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안타가 되었다.
3-4 두산의 추격점. 그러나 뒤를 이은 이성열은 이승호의 공에 그대로 헛스윙 삼진 당하고 말았다. 두산의 기회는 또 한 번 찾아왔다.
8회초 두산은 이원석의 좌익수 방면 안타와 정수빈의 희생번트에 이은 대주자 오재원의 도루. 그리고 이종욱의 볼넷으로 2사 1,3루 찬스를 맞았다. 두산은 여기서 고영민을 대신해 대타 김현수를 투입했다.
김현수가 친 타구를 높게 떠오르는 2루수 뜬공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정근우는 이를 잡지 못한 채 그라운드에 흘리고 말았다. 오재원이 홈을 밟아 4-4 동점이 되었으나 두산 또한 이종욱의 무리한 주루로 역전에는 실패했다.
곧바로 이어진 8회말 SK는 최동수의 우익수 방면 2루타와 진루타가 된 박정권의 우익수 플라이로 1사 3루를 맞았다. 우완 김승회는 김강민을 삼진으로 잡고 정근우를 고의볼넷, 조동화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2사 만루 SK가 잡은 절호의 찬스.
대타 박재홍이 타석에 들어선 순간. 마운드에 오른 좌완 이혜천은 134km의 몸쪽 유인구성 슬라이더로 박재홍을 삼진 처리했다. SK의 찬스가 날아간 동시에 두산이 다시 한 번 분위기를 가다듬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김동주는 정대현의 초구 직구(133km)가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당겼다. 중견수 김강민이 점프 캐치를 시도했으나 이는 김강민의 글러브를 외면한 채 담장 너머로 향했다.
그러나 한 편의 야구 드라마가 연출되었다. SK는 1사 후 최정의 우익수 방면 2루타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타석의 김연훈은 정재훈의 공을 제대로 받아쳤고 이는 좌측 담장으로 훌쩍 넘어갔다. 천금 결승 역전 끝내기 투런이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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