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받은 한화, 어디까지 치고 올라가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03 14: 32

이제 한화를 우습게 보는 팀은 없다. 오히려 지금은 가장 피하고 싶은 팀이다.
한화의 상승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화는 삼성과의 주중 3연전을 또 다시 2승1패 위닝시리즈로 가져갔다. 최근 6차례 3연전에서 무려 5차례나 2승1패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5월 26경기에서 13승13패로 5할 승률을 맞춘 한화는 6월 첫 2경기부터 연승으로 시작했다.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지만 자체적으로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 지긋지긋한 8위 자리에서 벗어난지도 2주가 다 되어간다. 이제는 조금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 어려운 경기를 이긴다

지난해에도 한화는 5월에 4연승 포함 11승12패로 선전했다. 하지만 한 감독은 지난해와 올해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기면 다 좋은 것이다. 하지만 작년과 다른 게 있다면 어려운 경기를 계속 이긴다는 점이다. 접전에서 타이트하게 이기는 경기가 많다. 그런 경기를 잡으면 분위기를 타는 법"이라는 것이 한 감독의 설명이었다. 실제로 한화는 5월 이후 거둔 15승 중 1점차 승리가 6차례나 있고, 역전승도 8차례나 된다. 그 중에는 5회까지 뒤지던 경기를 뒤집은 것도 5차례에 달한다. 선수들은 이제 "지고 있어도 절대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야구는 흐름과 기세 싸움이다. 한화는 지금 흐름을 제대로 탔고 기세만 놓고 보면 어느 팀을 만나도 두렵지 않다.
▲ 선발 안정과 타선 집중력
한 감독은 "선발이 안정되고 공격력이 좋아진 것이 달라진 이유"라고 말했다. 한화는 류현진-김혁민-안승민-양훈-장민제로 이어지는 독수리 오형제 선발진을 구축했다. 이들이 경기 초반 무너지지 않고 승부가 되는 경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한 감독은 "선발투수들이 버티니까 역전 경기도 많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타자들이 찬스를 놓치지 않는 가공할만한 킬러 본능을 발휘하고 있다. 5월 이후 득점권 타율이 유일하게 3할대(0.305)이며 2사 이후 득점도 56점으로 가장 많다. 2사 후 득점권에서는 특히 한화 타자들을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한 감독은 "이제는 전부 다 주인공이 되려고 한다.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며 흐뭇해 한다.
 
▲ 체력 저하 반복은 없다
지난 2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한 감독은 선수단 전체 미팅을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한 감독은 선수들에게 "많이 먹고 많이들 자라. 체력관리를 하는데 그만한 게 없다"고 주문했다. 이어 "밤에 안 자고 괜한 짓을 하는 건 스스로 인생을 망치는 것"이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지난해 한화는 5월 상승세를 잇지 못한 채 6월에 8승18패 승률 3할8리로 무너졌다. 한 감독은 "선발은 로테이션대로 돌아가면 되니까 걱정이 없다. 하지만 중간 투수들과 야수들이 걱정"이라고 근심을 나타냈다. 중간 투수들과 백업 선수들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한 감독의 고민이다. 하지만 지난해 풀타임 경험을 한 선수들이 있고, 구심점이 되는 선수들도 요소요소 자리하고 있다.
▲ 벌써부터 가르시아 효과
2일 삼성전을 앞두고 한 감독은 외야수 김경언을 보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김경언은 직접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었다. 한 감독은 "아마 가르시아 때문에 많이 불안할 거야"라며 웃었다. 8회 대타로 나온 김경언은 좌전 안타로 출루하며 결승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입단 초읽기에 들어간 카림 가르시아 효과가 벌써부터 선수단 전체에 퍼져있는 것이다. 지난해 한 감독이 아쉬워한 부분 중 하나가 호세 카페얀의 대체 외국인선수가 늦게 합류한 것이었다. 하지만 다음주 내로 가르시아의 합류가 확실시됨에 따라 전력과 분위기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전망. 지난해처럼 늑장 부리는 일이 없다. 그 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 목표도 상향조정
한 감독은 올해 1차 목표를 승률 4할로 잡았다. 4할을 기본으로 55승 이상을 내다봤다. 그러나 4월에는 계획이 어긋났다. "작년보다 못하는가 싶었다"는 게 한 감독의 아찔한 회상이다. 하지만 5월부터 기적처럼 살아났다. 놀라운 속도로 승수를 쌓아나가며 희망을 부풀리기 시작했다. 한 감독은 "4월에는 팀도 아니었지만 지금 하는 것을 보면 희망이 생긴다. 시즌 전 목표가 4할 승률이었는데 이대로라면 조금씩 높여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는 한 감독의 말이 걸작이다. "1위 SK랑도 8승밖에 차이나지 않잖아. 지난해 이맘 때보다 엄청 좋아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2일까지 7위였던 한화와 1위 SK는 13승 차이가 났다. 한 감독은 "이렇게 농담이라도 좀 해야 자신감 가질 수 있지 않겠나"라며 웃어보였다. 선수들의 입에서도 조금씩 '4강'이 오르내리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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