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터지지 않는 가코를 어찌할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03 10: 56

인내심의 끝은 어디일까.
삼성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30)에 대한 회의론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가코는 지난 2일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3-3 동점이던 8회 1사 1·2루 찬스에서 대타로 등장했으나 한화의 바뀐 투수 신주영에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삼성의 득점 찬스는 그렇게 무산됐고 이는 곧 역전패로 이어졌다. 전적으로 가코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가코가 해결해주지 못한 것도 컸다.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이어진 한화와의 대전 3연전에서 가코는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3경기 성적은 8타수 1안타 1볼넷 4삼진. 특히 득점권에서 3타수 무안타로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3연전 마지막 날 결정적인 순간 대타로 기회를 부여받았으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5월말 좋은 흐름을 타던 삼성은 또 다시 한화에게 발목이 잡히며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그 책임에서 가코도 자유로울 수 없다.

가코는 올해 49경기에서 타율 2할4푼7리 1홈런 2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볼넷 19개와 사구 5개를 얻어 출루율은 3할4푼2리. 그러나 홈런 1개와 2루타 6개로 장타율이 고작 0.304밖에 되지 않는다. 가코의 마지막 홈런은 지난 4월30일 대구 한화전. 26경기째 무홈런이다. 삼성이 애초 가코를 데려올 때 기대한 건 좌투수 공략과 한 방 능력이었다. 장타력은 외국인 타자가 갖춰야 할 최우선적인 필수 요소다. 그런데 가코는 그 부분에서 절대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다른 능력이 월등한 것도 아니다. 심지어 삼성이 방망이가 좋은 팀도 아니다. 막강 마운드가 타선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는 팀이다.
이 같은 가코에 대한 우려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부터 있었다. 타구단 코칭스태프에서는 "지금이 그나마 오키나와 때보다 좋아진 것이다. 타구가 제대로 뻗어나가지 않는다. 거의 밀어치고 있다. 타점과 결승타를 어느 정도 올리고 있지만 그건 가코가 아닌 다른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윙 자체가 장타를 생산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아닌 데다 볼카운트가 몰릴 때마다 방망이를 짧게 쥐는 등 외국인 타자답지 않게 지나치게 신중하고 소극적인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기술적으로 정신적으로나 코너에 몰려있는 것이다.
워낙 경기가 풀리지 않다 보니 스스로에게 화를 내는 모습도 보인다. 구단 관계자는 "가코가 화내는 모습은 거의 처음 본다. 요즘 스트레스가 정말 심해 보인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가코만큼이나 그를 믿어야 할 수밖에 없는 류중일 감독도 답답하다. 지금 당장 대안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답답함은 더욱 커진다. 시즌 중 외국인 타자 성공은 장담할 수 없을 뿐더러 적응하는 데에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렇게 어영부영하다가는 시즌이 종착역까지 다다를수 있다. 쉽게 결정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가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말을 아끼고 있다. 잘하든 못하든 지금 현재 삼성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씩 한계점을 향하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실질적인 외국인선수 교체 마감시한은 내달 24일까지. 이 기간 이후 외국인선수를 교체할 경우 기존 외국인선수를 8월15일까지 임의탈퇴 등으로 신분변경이 불가하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8월16일 이후 들어오는 외국인선수는 포스트시즌에서 뛸 수 없기 때문에 데드라인이 한 달 반 정도 남은 셈이다. 과연 삼성이 끝까지 가코를 끌고 갈지 결과가 궁금해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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