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의 원조, 핑클 출신 배우 성유리와 베이비복스 출신 배우 윤은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 가요계에서 원조 아이돌 열풍의 주역이었던 두 사람, 2011년 연기자로서 받아든 성적표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성유리와 윤은혜는 각각 핑클과 베이비복스의 일원으로서 그룹의 인기를 견인하는 데 큰 몫을 했던 요정들이다. 성유리는 이효리 옥주현 이진 등을 제치고 가장 뛰어난 외모 때문에 수많은 남성 팬들을 거느렸고 윤은혜 역시 팀내에서 가장 막내 멤버로 귀여움과 순수한 매력을 갖춰 많은 인기를 얻었다.
잘 나가던 두 사람은 마음 속에서 연기에 대한 열망을 키웠다. 어느새 배우로 전향했고 몇 작품을 거치도록 혹독한 연기력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사실상 연기에 대한 준비도 교육도 제대로 되지 않았던 두 사람이 첫 술에 배부르기를 바라기란 불가능했다. 요정 출신이지만 브라운관에서는 차가운 냉대를 받았던 두 사람, 동병상련이었을 터.

그러나 2011년 로맨틱 코미디 미니시리즈를 통해 나란히 컴백한 두 사람에 대해 시청자들의 평가는 엇갈리게 나타나고 있다. KBS 2TV '로맨스타운'의 성유리에게는 대체로 호평들이 쇄도하는 반면 SBS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윤은혜에게는 부정적 평가들이 주를 이룬다.
'로맨스타운'을 통해 억척 식모로 변신한 성유리는 배우로서의 성장이 느껴지는 기대이상의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제는 요정이란 타이틀에서 벗어나 배우로서의 아우라도 제법 풍긴다. 확연히 달라진 발성과 발음, 대사 소화력, 풍부한 표정 연기 등에서 그간의 고민과 노력이 엿보인다. 그녀의 진심은 안방극장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발전과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며 '배우 성유리'의 활약을 지켜보는 중이다.
반면 윤은혜는 '내게 거짓말을 해봐' 속 공무원 여주인공을 제대로 연기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실상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남장 여자 캐릭터 외에는 연기력이나 캐릭터 소화력에 대한 논란이 꾸준했던 그녀다. 하지만 역시나 '내게 거짓말을 해봐' 속 윤은혜는 큰 변화와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연기 경력이 그리 길지도 않은 배우에게서 벌써부터 정체해 있다는 인상이 풍긴다. 그녀 역시 바뀌기 위한 고민과 더 자라나기 위한 성장통을 겪었을 테지만 결과물로 드러나질 않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