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애송이였다. 그렇지만 이름도 잘 모르던 선수에게 한국은 무너졌다. 그 선수는 어느덧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바로 세르비아 대표팀의 주장 데얀 스탄코비치(33, 인터 밀란)의 이야기다.
스탄코비치는 1992년 즈르베나 즈베즈다(레드 스타)의 유스팀에 입단, 1994년에는 당시 최연소인 16세에 리그에 데뷔해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8년 유고슬라비아의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4월 22일 한국과 A매치서 데뷔했다.
국내에서는 이름조차도 잘 모르던 20세의 애송이 선수였지만, 활약은 눈이 부실 정도였다. 한국은 전반전에 황선홍 현 포항 감독이 선제골을 넣어 1-0으로 앞서갔지만, 스탄코비치가 후반에 잇달아 2골을 넣으며 결국 1-3으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당시 경기는 스탄코비치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됐다. 데뷔전에서 득점은 그 어떤 선수라도 바라는 최고의 순간이기 때문. 스탄코비치는 지난 2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상대로 A매치를 데뷔했고, 데뷔전에서 2골을 넣은 만큼 한국전은 남다르다"며 자신의 특별한 감정을 밝혔다.

스탄코비치는 한국전에서 골을 계기로 국가대표팀에서 승승장구했고, 이는 클럽에서도 이어졌다. 1998년 라치오로 이적한 그는 그 다음 시즌 팀을 세리에 A 우승으로 이끌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2003-2004 시즌 도중 인터 밀란으로 이적한 이후 세리에 A 3회 우승, FA컵 3회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스탄코비치가 이제는 세르비아의 주장이 되어 한국을 상대하게 됐다. 이번에 방한한 세르비아 선수들 중에서 스탄코비치는 유일한 70년대생 선수다. 최고참 선수이자 주장으로서 스탄코비치는 팀을 이끌고 있다. 많은 것이 변했음을 느낄 수 있다. 특히 1998년 스탄코비치를 선수로서 상대했던 박태하와 서정원은 한국 대표팀의 코치진이 되어 그를 상대하게 됐다.
스탄코비치는 3일 경기에 출전할 경우 통산 A매치 97회 출전을 기록하게 된다. 이는 사보 밀로셰비치(102회)에 이어 세르비아 역대 선수 중 두 번째로 많은 출전횟수다. 그만큼 이제 세르비아 축구 역사에서 스탄코비치의 존재감은 절대적으로 커졌다. 과연 스탄코비치가 시작만큼이나 한국과 좋은 추억을 이어갈 수 있을지 결과가 기대된다.
※ 국제축구연맹(FIFA)은 구(舊) 유고 슬라비아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FIFA 공식 기록을 세르비아 대표팀에 증여한 상태다. 한국은 유고 시절부터 지금까지 세르비아에 1승 3무 4패를 기록 중이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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