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대전구장. 3회 선두타자로 나온 넥센 허준이 한화 선발 양훈의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보낸 후 구심 원현식 심판위원에게 무언가를 항의를 했다. 잠시 후 3루심 최규순 심판위원과 이야기를 나눈 원현식 심판위원이 양훈에게 이를 설명했다. 그러자 양훈은 마운드에서 내려가 벤치에서 어떤 조치를 취하고 올라왔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허준은 초구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시야에 방해를 받았다. 양훈의 언더셔츠 무늬 때문이었다. 흰색 상표 무늬가 타격에 방해를 받는다고 항의한 것이다. 항의를 받아들인 심판진은 양훈에게 언더셔츠를 갈아입을 것을 주문했다. 야구규칙 8.02(b) 조항에 따르면 '투수가 이물질을 신체에 붙이고 있거나 지니고 있는 것'을 위반으로 삼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투수는 즉시 퇴장하기로 명시돼 있다.

이물질은 아니지만 타자들에게 시각적으로 불필요한 자극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제재가 가능하다. 비슷한 이유로 KIA 외국인 투수 트레비스 블랙클리도 화려한 문양과 색깔의 문신 때문에 지적을 받은 뒤부터 언더셔츠로 팔을 가리고 있다.
결국 양훈은 마운드에서 덕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그런데 양훈은 언더셔츠를 갈아입지 않고 올라왔다. 검정색 매직으로 흰색 상표 무늬 부분을 지워버린 것이다. 말 그대로 긴급 처방. 양훈은 허준을 3구 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는 등 3회를 실점없이 막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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