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결혼한 신혼부부 중에는 꿈에 그리던 첫날밤을 무사히 치르고도 어찌된 일인지 이튿날부터 서로 눈치보느라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서로 사랑을 나누고 난 후 신부가 화장실을 지나치게 자주 드나들어 신혼여행 분위기가 엉망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부는 신부대로 혹시 못된 병에 걸리지나 않았나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남편은 남편대로 신부가 혹시 자신의 과거를 의심하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게 되는 상황이다. 때로는 신부 혼자 말 못하고 고민하다가 병을 키우기도 한다.
갓 결혼한 신부에게 흔한 병이 바로 '밀월성 방광염'이다. 밀월성 방광염은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소변을 볼 때 아프고 자주 화장실에 가는 경우, 소변을 자주 보거나 급하고, 잔뇨감, 하부 요통 및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급성방광염의 하나지만 주로 신혼 초야를 보낸 신부에게서 많이 나타나 '밀월성 방광염'이라 부른다.
그러나 이 병에 걸렸다고 스스스를 자책하거나 신랑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여성의 경우 해부학적으로 요도가 짧으며, 신혼 초 왕성한 성생활로 요도가 자극되면 항문과 질 주위에 잠복해 있던 세균(주로 대장균)이 요도를 타고 방광에 침범하여 쉽게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둘만의 순수한 사랑의 표시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듯싶다.

밀월성 방광염은 항생제 등으로 증세가 쉽게 없어지지만, 향후 부부생활을 하면서 자꾸 재발하는 것이 문제다. 주로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고 방광과 신장 기능이 약한 여성에게서 잦다. 따라서 이런 여성은 배뇨기능, 항염 해독기능, 신장기능을 동시에 개선하고 면역력을 높여야만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이 경우 최근 뛰어난 치료효과를 보여주는 한약요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질경이 씨, 즉 차전자(車前子)를 주요 약재로 사용한 한약이 그것이다. 차전자는 전통적으로 방광을 청결히 하고 소변을 시원하게 내보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중한의원 손기정 원장은 “한방에서는 단기적인 예방이 아닌 신체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근본적인 치료에 중점을 둔다”며 “방광염은 결국 신체 면역 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에 걸리는 질병”이라고 말한다. 손 원장이 처방하고 있는 축뇨탕과 비뇨생식기계통을 따뜻하게 하는 좌훈치료법은 방광염 예방뿐만 아니라 냉, 대하, 질염, 복부비만 등 관련 질병에도 효과가 있다.
건강한 방광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에 물을 자주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는 것이 좋다. 소변은 세균, 기생충, 이물질 등을 씻어 내리는 역할을 하는데 성교 후 소변을 보면 성행위 시 유입된 이물질을 흘려 보낼 수 있다. 평소 하복부를 따뜻하게 하고 방광을 자극하는 미니스커트, 스키니 진 등을 피하는 것도 예방법의 하나다.
[OSEN=생활경제팀]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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